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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뉴스 어르신 재산, 나라서 관리해주는 ‘공공신탁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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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3-11-15 10:03 조회 56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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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1.06 09:24


정부, 도입 검토에 나서… 발달장애인 대상 시범사업도

치매 노인 아닌 고령자도 해당… 싱가포르선 이미 도입


[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실버 칼라 크라임’(Silver Collar Crimes).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가족이 없는 외로운 노인들을 타깃 삼아 그들의 재산을 약탈하려는 범죄를 의미한다. 국내에서도 혼자 사는 치매 노인이 친인척이나 지인에게 평생 모은 재산을 갈취당하는 등 관련 범죄가 끊임없이 일어난다. 정부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8년 9월 치매노인 공공후견제도를 도입했지만 9월 현재 교육을 받아 공공후견인으로 활동이 가능한 사람은 1247명, 서비스를 받는 치매 환자는 260여명에 불과하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에서 어르신 대상으로 ‘공공신탁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사전 작업에 나서며 주목받고 있다. 최근 국민연금공단은 고령자의 공공신탁 사업모델 도입 필요성을 검토하고 사업 추진전략을 살피는 연구 용역을 조달청을 통해 발주했다. 국민연금공단은 “고령자가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적 돌봄을 보장하기 위해 공공신탁제도 도입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발주 배경을 설명했다.

공공신탁제는 공공후견인과 다르다. 공공후견인은 치매노인의 자기결정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다. 공공이 아닌 민간이나 친족에 의한 재산관리가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한국보다 앞서 2000년에 후견제도를 도입한 일본은 친족후견인이 재산을 횡령하는등 부정행위가 사회적 문제가 돼 후견제도지원신탁을 마련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요양원 등 노인복지시설이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입소노인의 통장을 관리하는 관례가 여전한 탓에 경제적 학대로 이어지곤 한다.

공공후견인 제도는 후견인과 치매안심센터가 한 조가 돼 ‘2인 3각’으로 움직이며 치매노인의 의료 이용, 사회복지서비스 신청, 통장 관리, 간단한 계약, 주민센터 서류 발급 등을 돕는다. 스스로 후견인을 선임하기 어려운 치매노인을 위해 지자체가 나서 후견인을 연결해 주고 후견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지원한다. 

치매안심센터가 후견인을 감독하기 때문에 가족이 아닌 제3자에게 재산 관리를 맡기는 데 따른 불안감을 어느 정도 없앨 수 있다. 가족이 없거나 가족의 학대나 방임으로 보살핌을 받을 수 없는 60세 이상 저소득(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 독거 치매노인이 대상이다.

공공후견은 특정후견을 원칙으로 하고 제한된 때에만 한정후견을 허용하기 때문에 인권침해 소지가 적다는 이점도 있다. 후견제도(특정·한정·성년·임의) 중 하나인 특정후견은 후견인이 매번 치매노인의 의사를 물어 후견 활동을 해야 하며, 3년 후 계약이 종료된다. 

반면 한정후견은 후견인이 치매노인의 의사를 묻지 않고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사실상 영구 계약이다. 게다가 한정후견을 하면 피후견인, 즉 치매노인의 법적 권리가 관련법에 따라 200여개 이상 제한돼 인권침해 논란도 있다. 국가가 치매노인이 사망할 때까지 후견비를 지원해야 하는 문제도 있어 예산 부담도 크다.

이에 특정후견 위주로 공공후견제도를 운용하되 공공신탁제를 추가로 도입해 계약 종료 후 생기는 생활·금융 지원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공신탁제는 의사결정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새로운 금융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워 재산관리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층에 대해 정부와 국민연금공단이 수탁자로서 재산관리를 대신하는 제도다. 

공공신탁을 하게 되면 정부에 재산을 맡긴 고령층(위탁자)이 빚을 지더라도 신탁이 설정된 재산에 한해서는 채권자가 강제집행에 나설 수 없다. 또 위탁자가 치매 등으로 재산 관리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사망해도 당초 설계한 대로 재산관리가 이뤄지도록 한다.

현재 대표적으로 고령자 공공신탁제도를 정부 차원에서 운용하는 싱가포르의 경우 특별수요신탁회사라는 비영리법인을 통해 신탁 업무를 하고 있다. 법인은 위탁자 맞춤형 돌봄계획을 세우고 치료비, 돌봄비용 등 지출 비용을 산정한다. 이후 위탁자가 치료를 받거나 돌봄서비스를 받는 등 지출이 있을 때 공공수탁자청을 통해 비용을 지급하는데 이 과정에서 신탁비용을 낮추기 위해 정부가 재정 지원에 나서는 식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2월까지 발달장애인 120명을 대상으로 공공신탁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 도입 당시 복지부는 “공공후견인과 공공신탁을 동시에 활용하면 공공후견인으로부터 생활 지원을 받고 재산 관리는 공공기관에 맡길 수 있다”며 “공단에서 개인별 재정계획을 세워 매달 월급처럼 발달장애인에게 생활비를 주고, 자립할 때 활용할 수 있도록 재산도 관리해 줘 계획적인 운용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 백세시대(http://www.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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