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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학대뉴스 26시간 누워 있어도 "자는 줄 알았다"?‥'노인 방임' 아들·며느리에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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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3-04-12 12:54 조회 59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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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방에서 하루가 넘도록 누워만 있던 80대 노인이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이 돼서 숨진 일이 있었습니다.

같은 집에는 아들 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재판부는 이들이 적절한 조치 없이 노인을 방치 했다면서,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노인을 방임했다'는 이유로 실형이 나온 건 이례적인데요.

김정우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년 전,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

아들 부부와 함께 살던 80대 여성 박 모 씨가 의식을 잃은 채 들것에 실려 나옵니다.

이 아파트 1층에 살던 피해자는 26시간 동안 방에 누워 있다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도착 당시 병원 의무 기록지에는 '저산소증이 심하다', '사망 가능성이 높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결국 박 씨는 입원 일주일 만에 숨졌습니다.

검찰은 아들 부부가 사실상 노모를 방치한 걸로 보고, 재판에 넘겼습니다.

지난 1월 1심 법원은 "방임이 맞다"며 이들에게 각각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보호하는 노인의 의식주와 치료 등을 소홀히 하는 걸 방임 행위로 규정한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아들 부부는 "어머니가 이전에도 하루 가까이 잠든 적이 있었다"며 "계속 코를 골아 자는 줄 알았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특히 "81세 고령인 피해자가 12시간 이상 잔다는 건 이례적"이라며 "식사도 못하고 대소변을 못보는 등 건강상태가 심히 우려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의식을 잃기 하루 전부터 전화도 받지 않던 박 씨가 병원으로 옮겨질 때까지, 이웃들이 집까지 찾아가 여러 번 경고했지만 아들과 며느리가 무시했다는 겁니다.

[사망자 박모 씨 지인]
"한 3시경에 들렸는데, 주무신다고 그래. 5시 경에 또 갔어요. 지금도 안 깨셨느냐고 그러니까 '네, 안 깼어요' 그래. 그래서 '그럼 119 불러서 타고 얼른 모시고 가요'‥"

끝내 가족이 아닌 지인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양희성 (신고자)/사망자 지인]
"제가 신고한 그날에도 역시 소식이 없는 거야. 이분이 돌아가셨나, 병원에 가셨나 해서 제가 이제 확인하려고 경찰에 내가 신고를 했던 거죠."

아들 부부는 어머니가 누워 있는 동안 이불을 들춰보며 상태를 확인하는 등 숨지게 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고의성이 없어도 '방임' 행위가 인정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허준수/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방임은 그냥 방치하고 기본적인 의식주나 이런 것들을 제공하지 않아서‥애매한 그런 규정이 있거든요. (노인 방임도) 노인 학대처럼 좀 심각한 사회 문제라는 거를 좀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른바 '노인 방임' 혐의로 부양 가족에게 선고된 이례적인 실형, 고령사회의 또다른 단면이기도 합니다.

MBC뉴스 김정우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우, 최인규 / 영상편집: 남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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