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치매노인 10명중 1명…병원문턱 높고, 간병비 부담에 '허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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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17-04-05 13:06 조회 1,284회 댓글 0건본문
병원들, 치매노인 돌봄 어렵다는 이유로 입원 거부 치매 환자 1인당 관리비용 2천만원…5년새 9.8%↑환자가족 간병비 부담 호소…간병인 인건비 낮아 외면 2050년 치매노인 4배이상 폭증 전망…정부 지원 절실
【세종=뉴시스】이인준 기자 = 치매를 앓고 있는 모친을 둔 A(55)씨. A씨는 간병 부담을 덜기 위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병원측의 대답은 '노'. 치매노인은 돌봄이 어렵다며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A씨는 모친을 돌봐줄 병원을 찾으려 백방으로 수소문중이지만 설령 병원을 찾아도 높은 비용에 혀만 내두를뿐이다. 집에 모시고 싶어도 다른 가족들의 일상은 다 접어야 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지경에 빠졌다.
개인에게 전가된 간병 부담을 병원의 입원서비스 체계로 흡수하겠다는 취지에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도입됐지만 치매 환자에게는 여전히 문턱이 높다.
중증 치매 노인의 경우 혼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때론 망상에 의한 발작이나 난동·폭언으로 간병 부담이 매우 크다. 하지만 서비스 제공은 병원측에 달려 있다. 치매 환자는 받지 않겠다고 아예 선언해버린 병원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A씨는 하루 10만원에 달하는 간병비를 내고 사람을 고용해 쓸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65세이상 노인 10명중 1명이 치매 노인인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치매환자는 72만5000명으로 추정되며 치매 유병률은 10.2% 수준에 달한다.
복지부의 '2011 치매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치매환자 1인당 연간 관리비용은 2010년 기준 1851만 원으로 분석됐으며 5년이 지난 2015년에는 2033만원으로 9.8%가량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항목별 비중은 의료비가 46.5%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실제로 환자 가족들이 가장 고통을 호소하는 것은 간병비다.
유료 간병인 비용의 비중이 3.7%로 적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비공식 간병비가 19.3%에 달해 만만찮은 상황이다. 간병비의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확하게 계산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문제다.
치매 환자중 58.8%를 차지하는 경증 치매 환자인 경우에는 개인관리를 혼자서 할 수 있기에 그나마 가족의 헌신이 있다면 집에서 돌봄이 가능하다.
하지만 중등도(25.7%), 중증이상(15.5%) 등 치매 환자 3명중 1명은 타인의 도움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하다.
특히 고령화 추세 속에서 연령이 높아질수록 치매환자는 가파르게 증가한다. 연령별 치매 현황은 60대가 100명당 3명 수준인데 비해 ▲70~74세 6명 ▲75~79세 12명 ▲80~84세 25명 ▲85세 이상 40명 수준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85세 이상의 치매 유병률은 38.4%로 전체의 3분의 1 이상이라는 점에서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으로서는 가혹한 현실일 수 밖에 없다. .
문제는 가족중에 치매 환자가 생기면 가족 전체가 고통 받는 상황으로 전락한다는 점이다.
대한치매학회가 지난 2012년 치매 환자 보호자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보호자의 78%는 환자의 일상생활수행능력 장애로 인해 직장을 그만 두거나 근로 시간을 축소했다.
직장을 그만둔 비중은 전체 조사 대상자의 27%, 51%는 일하는 시간을 줄였다.
줄어든 근로시간은 주당 평균 약 15시간으로 간병기간이 5년 이상일 경우, 환자가 중증일수록 직장을 그만두거나 일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나 치매 환자를 둔 가정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과적으로 치매 환자 가정은 경제적 문제뿐 아니라 스트레스와 건강 등 추가적인 문제로 이어져 악순환이 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치매 환자 중 연간 1만명이 실종되고 노인학대 피해자중 27%가 치매환자로 집계된다"며 "최근에는 고령화 추세에 따라 노인이 치매에 걸린 부모를 모시는 '노-노 돌봄' 등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정부는 치매에 대한 국민적인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지원체계를 마련해왔지만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에 늘상 부딪히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은 '노인장기요양보험' 운영을 통해 치매 환자를 지원하고 있다. 요양보호사가 방문해 일상생활을 돕는 재가 서비스, 노인요양시설을 직접 이용하는 요양 서비스 등이 제공된다. 전체 비용의 80~85%를 국가가 지원하고, 15~20%는 환자 가족이 부담하도록 해 부담은 다소 덜었다.
하지만 간병비만큼은 여전히 개인의 몫이다. 간병인 급여는 대부분 일당으로 책정하는데 하루 8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봤자 시간당 3300원 수준으로 최저임금만 못하다. 그나마 서울 등 수도권이나 대도시 지역은 인력을 구하기가 수월한 편이다. 반면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인건비는 뛴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방의 간병비는 10만~12만원으로 서울보다 2만~4만원은 더 높다"며 "농번기 같을 때는 밭일을 하는 편이 더 나아 사람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일부 요양병원의 경우 공동간병인을 두는 방식으로 간병인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간병인 한명이 10명에 가까운 환자들을 돌보는 상황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는 마땅한 돌봄은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정부도 간병비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방향성에 있어서 만큼은 공감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장기요양 1, 2등급 중 재가 치매환자에 대해 지난해 9월부터 24시간 방문요양서비스를 시작됐지만 제공되는 기간이 연간 6일에 불과하다. 지난해 이용자는 불과 58명으로 이용가능자 4만4955명 대비 0.1% 수준에 그쳤다. 사실상 정부의 치매환자에 대한 간병비 지원은 전무한 실정이다.
고령화가 지속될수록 간병비 부담에 따른 부작용은 심화될 전망이다.
현 추세대로라면 65세 이상 추정 치매환자수는 2015년 64만8223명에서 2050년 271만 명까지 4배 이상으로 폭증할 전망이다. 치매관리비용은 그렇게 되면 106조5000억원(GDP 대비 3.8%) 수준까지 늘어나 심각한 사회적인 부담을 유발할 것으로 추정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내에 치매에 특화된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도 문제"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치매노인에 대해 전문 치료역량을 가진 의료기관을 육성하기 위해 치매전문병동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을 내년부터 추진하기 위해 현재 시범사업 수가를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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