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노인학대 점검 항목 빠진 요양병원 적정성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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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17-07-14 10:13 조회 1,534회 댓글 0건본문
요양병원 긴급진단-(중) 허술한 감시망
건보심평원서 심사… 하위등급 제재장치 미흡
노인 주 이용 불구 '인권 실태조사' 대상도 제외
최근 지역 내 일부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노인학대 신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보건당국의 감시망이 허술해 불ㆍ탈법 행위를 막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유일하다시피 한 감시시스템인 '요양병원 적정성평가'에는 학대 관련 항목 자체가 빠져 있는데다, 정부 차원의 '노인인권 실태조사' 대상 기관에도 정작 노인들이 주 이용자인 요양병원은 제외돼 있어 보여주기식 형식적 심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등에 따르면 요양병원 내 노인학대를 감시할 수단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현재 심평원이 요양병원과 관련, '적정성평가'를 통해 등급을 부여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병원 내 폭력행위, 노인학대 여부 등은 평가항목에서 제외돼 있다.
이에 대해 심평원은 "적정성평가는 국민이 요양병원을 선택할 때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종합정보일 뿐"이라고 설명하지만, 노인이 주 이용층인 요양병원 평가에 학대 등 인권침해 관련 항목이 없다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심평원의 현행 평가 시스템대로라면 지난 11일 의사의 환자 폭행 논란이 일었던 광주시립 제1요양병원도 최상급 수준인 1등급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병원 적정성평가에 노인학대 관련 평가항목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등급에 따른 인센티브 부여 또는 제재 장치도 빈약해 실효성이 없다는 평가다.
실제 적정성평가는 의료서비스의 질적 부분을 측정하는 게 주 목적이다. 환자 수 대비 의료진 수, 진료 서비스 수준 등을 계측해 1~5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높은 등급을 받더라도 별도의 인센티브는 제공되지 않는다. 평가 하위 20% 요양병원에 대해 가산금을 배제하는 제재는 있지만 병원 운영에 타격을 줄 수준은 아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요양병원들은 굳이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서비스 수준을 높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전반적인 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해 실시되는 평가제도가 무용지물로 전락한 셈이다.
요양병원 내 환자 폭행 등은 정부가 노인학대를 막기 위해 추진 중인 '노인인권 실태조사'로도 걸러낼 수 없다. 조사대상에 요양병원은 제외돼 있기 때문이다.
실태조사는 보건복지부가 주관이 돼 노인보호전문기관 인력이 투입돼 지난해부터 실시되고 있지만 요양병원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 적은 없다. 조사 대상이 노인 주거 및 의료복지시설로 한정돼 있는 탓이다. 의료복지시설은 통상 '요양원'을 가리키는 용어로 요양병원과는 무관하다는 게 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태조사에 직접 참여한 관계자는 "각종 사회복지시설과 요양원은 노인복지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조사가 수월한 반면 요양병원은 의료법에 기반하고 있어 조사 대상에서 빠졌다"면서 "요양병원에서 학대 발생신고가 접수되면 조사에 나서겠지만, 주기적이고 포괄적인 실태조사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소관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노인인권 실태조사 대상으로 요양병원 포함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관계법령이 다른 데 따른 어려움을 토로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요양병원에 대한 노인인권실태조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다만 모든 노인 관련 기관을 한꺼번에 조사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만큼 단계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정대 기자 jdkim@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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