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에 거듭나고 젊어져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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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5-07-11 12:10 조회 2,355회 댓글 0건본문
[조선일보 2005-07-07 06:18]
춘천 11개 성당 연합노인대학 ‘니꼬데모 모임’
성경 듣기반·할머니 성가대 할아버지가 服事 맡기도
신부에게 ‘소양강 처녀’ 배워 “노인들이 성당 활동의 주역”
[조선일보 김한수 기자]
‘니꼬데모 모임’은 죽림동, 후평동, 효자동, 운교동, 소양로, 퇴계, 애막골, 스무숲, 샘밭, 강촌, 우두 등 춘천 시내 11개 성당이 연합해 만든 노인대학. ‘니꼬데모’란 이름은 성경 요한복음에 나오는 인물로 예수의 가르침으로 거듭난 사람이다. 노인들이 이 모임을 통해 거듭나고 젊어지자는 의미로 춘천교구장 장익 주교가 지어준 이름이다.
‘니꼬데모 모임’ 학생들은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 교정(校庭)인 죽림동주교좌성당에서 미사를 드린 후 오전엔 성서공부 한 시간을 마치고 점심식사 후 오후 2시까지 취미강좌를 듣는다. 성서공부도 쓰기반, 읽기반, 100주간반, 그림으로 옮기기 등 각자 적성에 맞춰 신청할 수 있다. ‘성경 듣기반’도 있어 읽기나 쓰기가 쉽지 않은 어르신들을 위해 자원봉사자 3명이 돌아가며 성경을 읽어준다. 성가반, 일본어반 등과 함께 ‘복사(服事·미사 등 예절에서 사제를 돕는 사람)반’도 있다.
연합노인대학을 만들게 된 것은 이 지역도 이미 고령화가 상당히 진행됐기 때문. 김현준 신부는 “우리 본당 신자 1500분 가운데 3분의 1이 65세 이상”이라며 “사목회장부터 70대로 모시고 어르신들이 성당 활동의 주역이 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슬로건도 정했다. ‘다시 뛰자 70대, 함께 뛰자 60대, 따라 뛰자 50대’다.
그러나 성당마다 노인대학을 꾸리기에는 비용 부담도 벅찼다. 그래서 춘천 시내 6개 성당 주임신부들이 지난해 가을 의논 끝에 연합노인대학을 열게 됐다. 두 번째 학기인 지난 3월 5개 성당이 더 합류했고, 수강생도 320명으로 늘었다. 3개월 한 학기 등록금은 본인 부담 1만원, 소속 성당 지원이 1만~2만원으로, 매주 미사 집례와 점심식사는 성당마다 번갈아가며 맡았다.
‘학생’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이날 종업식에서 개근상을 받은 사람이 80명. 전체의 3분의 1이다. 성서쓰기반과 일본어반을 수강한 윤각규(76)씨는 “석 달 동안 ‘마테오복음’ 전체를 다 썼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성서듣기반과 노래부르기반을 수강한 정갑녀(여·70)씨는 “신부님이 ‘갈매기 사랑’ ‘소양강 처녀’ 등을 너무 친절히 가르쳐 주셨다”고 즐거워했다. 정씨는 춘천주보에도 “(전례반을 든 남편이) 한 번 복사를 서고 내일 모레면 두 번째 복사를 선다고 마음이 들떠 있다. 일곱 살도 아니고 일흔에 복사를 선다고 하니 어린아이처럼 어여삐 봐 주시기를 기도드리며…”라는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어르신 학생들의 이런 열정이 미사 모습까지 변화시켰다. 70대 할머니 성가대가 성가를 부르고, 복사도 할머니들이 서고, 사회도 학생들이 맡게 됐다. 전례를 익히게 되니 성가 소리, 기도 소리도 커졌다. 김 신부는 “어르신들의 밝은 표정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며 “가을 학기에는 성당 부설 유치원생들과 어르신들이 함께 만드는 축제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춘천=김한수기자 [ hansu.chosun.com])
춘천 11개 성당 연합노인대학 ‘니꼬데모 모임’
성경 듣기반·할머니 성가대 할아버지가 服事 맡기도
신부에게 ‘소양강 처녀’ 배워 “노인들이 성당 활동의 주역”
[조선일보 김한수 기자]
‘니꼬데모 모임’은 죽림동, 후평동, 효자동, 운교동, 소양로, 퇴계, 애막골, 스무숲, 샘밭, 강촌, 우두 등 춘천 시내 11개 성당이 연합해 만든 노인대학. ‘니꼬데모’란 이름은 성경 요한복음에 나오는 인물로 예수의 가르침으로 거듭난 사람이다. 노인들이 이 모임을 통해 거듭나고 젊어지자는 의미로 춘천교구장 장익 주교가 지어준 이름이다.
‘니꼬데모 모임’ 학생들은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 교정(校庭)인 죽림동주교좌성당에서 미사를 드린 후 오전엔 성서공부 한 시간을 마치고 점심식사 후 오후 2시까지 취미강좌를 듣는다. 성서공부도 쓰기반, 읽기반, 100주간반, 그림으로 옮기기 등 각자 적성에 맞춰 신청할 수 있다. ‘성경 듣기반’도 있어 읽기나 쓰기가 쉽지 않은 어르신들을 위해 자원봉사자 3명이 돌아가며 성경을 읽어준다. 성가반, 일본어반 등과 함께 ‘복사(服事·미사 등 예절에서 사제를 돕는 사람)반’도 있다.
연합노인대학을 만들게 된 것은 이 지역도 이미 고령화가 상당히 진행됐기 때문. 김현준 신부는 “우리 본당 신자 1500분 가운데 3분의 1이 65세 이상”이라며 “사목회장부터 70대로 모시고 어르신들이 성당 활동의 주역이 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슬로건도 정했다. ‘다시 뛰자 70대, 함께 뛰자 60대, 따라 뛰자 50대’다.
그러나 성당마다 노인대학을 꾸리기에는 비용 부담도 벅찼다. 그래서 춘천 시내 6개 성당 주임신부들이 지난해 가을 의논 끝에 연합노인대학을 열게 됐다. 두 번째 학기인 지난 3월 5개 성당이 더 합류했고, 수강생도 320명으로 늘었다. 3개월 한 학기 등록금은 본인 부담 1만원, 소속 성당 지원이 1만~2만원으로, 매주 미사 집례와 점심식사는 성당마다 번갈아가며 맡았다.
‘학생’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이날 종업식에서 개근상을 받은 사람이 80명. 전체의 3분의 1이다. 성서쓰기반과 일본어반을 수강한 윤각규(76)씨는 “석 달 동안 ‘마테오복음’ 전체를 다 썼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성서듣기반과 노래부르기반을 수강한 정갑녀(여·70)씨는 “신부님이 ‘갈매기 사랑’ ‘소양강 처녀’ 등을 너무 친절히 가르쳐 주셨다”고 즐거워했다. 정씨는 춘천주보에도 “(전례반을 든 남편이) 한 번 복사를 서고 내일 모레면 두 번째 복사를 선다고 마음이 들떠 있다. 일곱 살도 아니고 일흔에 복사를 선다고 하니 어린아이처럼 어여삐 봐 주시기를 기도드리며…”라는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어르신 학생들의 이런 열정이 미사 모습까지 변화시켰다. 70대 할머니 성가대가 성가를 부르고, 복사도 할머니들이 서고, 사회도 학생들이 맡게 됐다. 전례를 익히게 되니 성가 소리, 기도 소리도 커졌다. 김 신부는 “어르신들의 밝은 표정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며 “가을 학기에는 성당 부설 유치원생들과 어르신들이 함께 만드는 축제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춘천=김한수기자 [ hans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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