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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학대뉴스 대구·경북 老老학대 발생률 전국 상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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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17-01-31 11:14 조회 1,30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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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말, 이모 할머니(74)는 서구 원대동 대구북부노인보호전문기관(이하 노인보호기관)의 문을 두드렸다. 이 할머니는 오랜 세월 이어져온 남편(72)의 폭언과 폭행 위협을 견디지 못하고 엄동설한에 옷가지가 든 가방 하나를 들고 이곳을 찾았다. 노인보호기관은 이 할머니를 쉼터로 안내한 뒤 할머니의 남편 등과 상담을 벌였다. 그러나 수십 년간 쌓인 갈등의 골은 쉽게 메워지지 않았다. 남편은 배우자 탓만 하고 도무지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상담사들의 끊임없는 중재노력 끝에 노부부는 한 달여 만에 화해를 이뤄냈다. 남편은 한번도 드러내지 못했던 속내를 영상편지에 담아 아내에게 보냈고, 얼음장같던 할머니의 마음도 봄눈 녹듯 녹아내렸다. 할머니는 집으로 돌아갔다. 상담사들은 갈등 재발을 막기 위해 가족관계 개선 서약서를 만들어 이 할머니의 집 안방에 걸어줬다.

김진성 대구북부노인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은 “할머니와 종종 안부전화를 하고 있다. 얼마 전엔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후원금까지 보내왔다”며 “황혼기 배우자 학대가 가정 분리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 할머니의 사례는 드문 해피엔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노인보호기관이 1년6개월여 동안 해결한 90여건의 노인학대 문제 가운데 ‘가정 복귀’ 사례는 5건에도 못 미친다.

고령화시대 속에서 고령의 배우자를 부양하는 등의 이른바 노노(老老) 부양 가구가 늘어나면서 ‘노노 학대’가 급증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의 ‘노노 학대’ 발생률은 전국 상위권이다.

지난해 6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5년 노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노인학대 사건 중 고령의 배우자 또는 고령의 자녀에 의한 ‘노노 학대’는 41.7%로 전년보다 12.6% 포인트 늘었다. 이 가운데 노인학대로 최종 판정된 사례는 전년보다 8.1% 포인트 증가했다. 노노 학대는 보수적 가부장제가 강한 경북지역에서 유독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 한 해 경북의 노노 학대율은 50%로 울산(62.2%)과 인천(56.4%), 제주(53.4%)에 이어 넷째다.

이 할머니의 사례처럼 고령의 배우자 간 불화에서 노노 학대로 이어지는 경우, 상황이 더욱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 수십년 동안 반복된 갈등을 겪으면서 노노 부양이 가족 내 갈등을 키우고 노노 학대를 유발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장윤호 대구북부노인보호전문기관 실장은 “가장 큰 문제는 어르신들이 노노 학대를 숨기려 한다는 점이다. 집안 일을 밖으로 드러내는 게 수치스럽다거나 내가 못 살아서 받는 업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노노 학대 문제를 줄이기 위해선 노인보호전문기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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