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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에게 짐이 되느니 차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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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7-07-26 10:18 조회 2,30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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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노인학대예방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노인 피해로 신고된 90건 가운데 38건이 노인학대로 판명됐다. 노인학대 문제로 이뤄진 상담만 294건이다.
그나마 ‘노인학대’에 관련한 사회적 보호 장치는 마련됐지만 나머지 부분들에 있어 노인은 아직 ‘주변인’에 머물고 있다.
△노인 자살 예방 위한 인프라 구축해야=이달 들어서만 벌써 두건의 노인 자살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4일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68세 이모씨가 음독 자살했다. 경찰은 이씨가 지병인 당뇨병을 오래 앓아왔고 알코올 중독자인 아들의 횡포를 말리다 못해 자포자기 심정으로 ‘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에도 제주시 소재 모 하천에서 80대 문모 할머니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 건에 대해서도 신경통과 허리 통증으로 거동이 불편했던 문 할머니가 가족들에게 “몸이 아파서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는 등 신병을 비관해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추정했다.
해마다 많은 수는 아니지만 노인 변사 사건 중 상당 부분이 신병 비관 등을 이유로 한 자살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과 적극적인 사회개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5월 경남지역에서 열린 ‘우리나라 노인 자살에 대한 사회적 대안방안’주제 심포지엄에서 역시 이런 내용이 화두가 됐다.
특히 ‘자살자의 80% 이상이 우울증이 원인인 만큼 이들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자살을 막는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의견은 그만큼 노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족하다는 반증으로 관심을 끌었다.
△사회적 안전망 구축해야=노인 학대와 마찬가지로 노인 자살 문제 역시 개인 가정의 책임으로 돌리기보다는 사회구조적으로 해결방법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학대 피해 노인들의 경우 ‘자식 교육을 잘못 시켰다’고 자신에게 책임을 돌리고 신고나 상담을 꺼리는 데다 사회적 무관심으로 문제를 키우고 있다.
노인 자살은 더 심각하다. 노인들의 ‘죽고 싶다’는 말을 단순한 넋두리로 생각하고 무시하기 일쑤인데다 급변하는 사회환경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정과 사회 모두에서 동떨어지는 현실까지, 노인 자살을 방임하고 있다.
타지역에 비해 자식 의존도가 낮은 제주 지역 특성 상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겠다’는 의지는 종종 자살 또는 따로 살다가 사후에야 발견, 변사로 처리되는 슬픈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노인 학대가 사회이슈가 되면서 도내에도 노인학대예방을 위한 기관이 생기고, 노인전문병원도 계속해 늘어가고 있는 추세지만 아직까지 노인들의 정서상 문제 해결을 위한 상담프로그램이나 관련 기관은 전무한 상황이다.
김광석 경남자살예방협회 이사는 “자살자는 사전에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주위에 자신의 자살을 알리는 만큼 사회와 개인이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90% 이상 자살률을 낮출 수 있다”며 “우울증은 누구나 일생 중 경험할 수 있는 흔한 질환으로 호전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제민일보 고 미 기자 popmee@hanmail.net

2007-07-20 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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