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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당하고 학대받고 버려지고…황혼의 悲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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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7-05-17 00:00 조회 2,15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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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와 무관심으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노인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전통적인 효 사상의 붕괴는 고령의 부모를 모셔야 할 대상이 아닌 귀찮은 존재로 치부, 우리사회에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각 단체 등에서 이같은 노인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가정의 달인 5월, 어버이 날을 앞두고 노인 학대의 현주소와 그 해결책을 모색해 본다.

◇"빨리 죽어야지" = 박모(78·대전시 동구) 할머니는 4평 남짓한 방에서 3년 전부터 혼자 살고 있다.

함께 살던 아들이 술만 먹으면 주먹질을 해대는 통에 도망치다시피 나온 것이다.

고령으로 돈을 벌 수 없는 데다 아들은 외면하고 있고, 부양자가 있다는 이유로 정부 도움마저 못받고 있는 박 할머니는 종교단체 등의 도움으로 근근이 생을 이어가고 있다.

"남보기 부끄러워서…. 빨리 죽어야 이꼴저꼴 안보고 살지…" 얼굴에 주름살 가득한 박 할머니가 힘없이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

김모(87·대전시 중구) 할아버지는 수년 전 아들 부부에게 당한 학대 충격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6년 전, 김 할아버지는 함께 살던 아들에게 전재산인 1억여 원을 넘겨줬다.

하지만 김 할아버지가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범했다고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전재산을 넘겨 받은 며느리는 돈도 못 벌어 오는 주제에 누워서 해주는 밥만 받아 먹는다는 등의 언어폭력을 일삼았다.

김 할아버지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한 것은 며느리의 학대를 보고도 모른 척 외면하는 아들이었다.

◇"학대 받는 노인, 가해가 51% 친아들" = 대전시노인학대예방센터가 지난 2005년 1년 동안 전국에서 접수된 2000여 건의 노인학대사례를 분석해 펴낸 자료에 따르면 학대유형으로는 언어·정서적 학대가 43.1%로 가장 많았고, 방임과 신체, 재정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가해자로는 아들이 51.2%로 나타났으며, 며느리와 딸이 각각 19.3%, 11.7%로 나타났다.

노인학대예방센터 관계자는 "전통사상 붕괴와 경제사정 등 각종 문제로 가족 등에 의한 노인 학대 사례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심각성을 더하는 것은 창피하다는 이유로 학대 받는 노인조차 쉬쉬해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고, 학대를 일삼는 자식들도 학대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노인 쉼터·그룹 홈 등 시급 = 노인 학대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정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노년기 학대 경험은 자살 등 극단적인 상황까지 부를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학대 노인을 수용할 수 있는 보호 쉼터나 그룹홈같은 시설 등을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노인 스스로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육체·경제적인 독립성을 갖게 해야 하는데, 노인 일자리 창출은 그 한 방편이 될 수 있다는게 지배적 의견이다.

최영숙 백석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 부양 의무를 가정에만 국한 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노인들이 독립성과 자율성을 갖고 생활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며, 쉼터나 그룹홈 등과 같은 노인복지 증진을 위한 사회적 지지기반을 갖춰 간다면 노인학대 문제를 경감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청투데이 전홍표 기자 dream7@cctoday.co.kr

2007-05-07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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