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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원의 도시 무색한 노인학대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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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11-30 00:00 조회 1,78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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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기도 서러운데 안타까운 현실이 벌어지고 있다. 수원시 내 공원들이 가정에서 학대받고 쫓겨난 노인들의 피난처가 되고 있다고 한다. 효원의 도시가 무색하다. 낮 동안만이 아니다. 아예 집을 나와 공원 벤치나 정자에서 밤을 보내는 노인들이 적지 않다. 가정에서 학대를 받다 보니 귀가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이러다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이란 칭호를 내놔야 할 판이다.

나라 상감님도 늙은이 대접은 한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노인을 공경하는 곳이야말로 살 만한 사회다. 인간은 언젠가는 노인이 되기 때문이다. 신체적으로 쇠락기에 접어들었지만, 노인은 삶의 경험과 지혜가 풍부하다. 그러기 때문에 노인의 말은 별로 맞지 않는 것이 없다는 영국의 격언도 있다. 노인을 모신 가정은 길조(吉兆)가 있다(이스라엘)거나 "집에 노인이 안 계시면 빌어서라도 모셔라(그리스)는 속담 역시 효의 바탕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노인 7명 중 한 명꼴로 정서적 신체적 학대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나라 노인 자살률은 지난 10년간 무려 3배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조사기관의 발표고 보면 노인들의 고통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짐작게 한다. 전국 노인보호 전문기관에 접수된 노인학대 상담건수가 지난해에는 4만6856건으로 5년 사이에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노인학대 신고건수는 2038건에서 2674건으로 늘었다. 노인들은 학대를 받더라도 상담이나 신고를 하지 않고 참고 견디는 경우가 많다. 노인학대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펴져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장안구 한 공원 잔디밭에 홀로 앉아 저수지만 하염없이 바라보던 한 노인(81)은 요즘 하루 대부분을 이곳에서 보내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내의 한 노인주간보호센터에서 운동도 하고 다른 노인들과 말동무가 되기도 했지만 한 달에 20만원 정도인 이용료를 더 이상 낼 수 없다는 아들의 말에 갈 곳이 없는 상태다. 사연을 알고 보면 딱하다. 사업이 잘 안 된다는 이유로 아들이 매일 술에 취해 돈을 내놓으라며 부인에게 생떼를 부리기 일쑤다. 난장판을 벌이는 것이 혹여 자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 집안에 있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또 가족들의 방임과 학대 속에 공원에서 잠을 청하고 하루 한 번 급식센터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노인들도 적지 않다.

노인 학대는 개인이나 가정에 국한된 사안이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 접근하고 다뤄져야 한다. 흔히 빈곤, 질병, 고독을 노인의 3대 문제로 꼽는다. 노인들은 자식들 뒷바라지하느라 대부분 재산을 형성하지 못했다. 자식들에게 의지하는 과정에서 마찰을 빚기 일쑤다.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은 질병에 곧잘 시달린다. 고독은 우울증으로 이어져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노인들이 적지 않다.

수원 노인상담센터 관계자들은 7만3000여명의 수원시 노인인구 중 가정학대로 인해 공원 등지로 방임된 노인이 1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한다. 7명 중 1명이 넘는 노인들이 갈 곳이 없어 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가정과 학교, 사회가 노인 공경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아울러 노인 학대 사범은 선진국처럼 엄벌로 다스려야 마땅하다.

수원일보 webmaster@suw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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