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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리고…방치하고…어버이날 슬픈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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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7-05-17 00:00 조회 2,00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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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에 사는 권모(85·여)씨는 지난 수십년간 남편(87)과 아들(59)에게 학대를 당하고 있다며 지난해 초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권 노인은 “젊었을 때 남편에게만 구타를 당했는 데 지금은 함께 사는 아들까지 폭력을 휘둘러 몸에 상처가 아물 날이 없다”며 “술에 취하면 아무 이유 없이 가해지는 폭력 때문에 지옥같은 생활”이라고 털어놨다.

김모(80·여)씨는 슬하에 4남3녀의 자녀를 두었지만 10년 전 남편과 사별한 후 자녀로부터 경제적인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해 시각장애인인 셋째 아들(51)과 컨테이너에서 생활했다. 이웃의 신고를 받은 노인학대예방센터 측은 자녀들에게 부양을 의뢰했으나 모두 거절당했고, 이 과정에서 김 노인은 영양실조와 치매, 노환 등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숨을 거뒀다.

7일 전북노인학대예방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노인학대 신고 건수와 상담 건수는 각각 150건과 1626건으로 2005년 109건과 1104건의 1.5배 가까이 됐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까지 50건과 50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5건과 479건보다 늘었다.

노인학대 가해자는 아들과 며느리가 전체의 72%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초부터 올해 4월까지 확인된 피해노인 309명의 학대 행위자 419명(중복 포함)을 살펴보면 아들이 240명으로 제일 많고 그 다음은 며느리 63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 다음은 딸 33명, 타인 30명, 배우자 15명, 손자녀 14명, 사위 2명 등의 순이었다. 학대 유형(중복 포함)은 언어·정서적 학대가 272건으로 가장 많았고 방임 194건, 신체 학대 141건, 재정적 고립도 138건 순 등이었다.

노인학대예방센터 관계자는 “가족들에 의한 노인학대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가족의 부양능력 지속적 약화, 급속한 고령화, 노인복지 제도의 취약 등 때문”이라며 “가족의 부양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책과 잠재 학대 우려가 예상되는 치매노인 등에 긴급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주=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
2007-05-07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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