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버지가 자신의 의식불명 상태에서 이뤄진 3억원 상당의 토지 증여가 잘못된 것이라며 아들이 해당 토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은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결국 승소, 토지를 되찾았다.
　
전주지방법원 제1민사부(재판장 부장판사 정창남)는 1일 아버지 유모씨(80·전주시 덕진동)가 전북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토지소유권이전등기말소 청구소송에서 승소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는 당시 가족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의 정상적인 의사소통이나 판단이 불가능한 상태였던 점과 원고가 아들에게 인감도장을 교부해준 사실이 없는 점, 소유권이전등기를 위해 필요한 위임장과 검인계약서에 날인되어 있는 원고의 인감도장은 아들 유씨가 임의로 날인 한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해당 토지의 아들에 대한 증여와 아들과 이혼한 며느리와의 매매계약은 무효라 할 것”이라며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는 결국 원인무효의 등기라 할 것이고, 그에 기초해 이루어진 근저당권 및 근저당설정등기 역시 원인무효이므로 결국 피고는 소유자인 원고에게 해당 토지에 대한 근저당권 및 지상권설정등기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지난 2003년 1월 원고가 불의의 사고로 수술을 받고 의식불명 상태에서 병원에 입원해 있을 당시 원고의 장남인 유모씨는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한 직후 자신의 어머니 고모씨에게 입원처리를 위해 맡겨둔 원고의 주민등록증과 인감도장 등을 맡겨둔 것을 기회로 법무사를 통해 해당토지를 이혼한 전처의 명의로 소유권을 넘기고 해당토지를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으나 의식을 찾은 아버지가 해당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은 무효라고 주장, 소송을 제기했다./
오재승기자·ojs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