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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륜 뒤엔 재산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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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6-08-23 12:01 조회 1,64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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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못간 둘째에 회사 물려주자
다른 세아들 노부모에 항의 ‘의절’

[조선일보 송혜진기자]

노부모를 냉방(冷房)에 방치해 죽게 만든 패륜아(본지 21일자 보도)가 부모를 학대한 이유는 재산문제로 인한 형제간의 갈등 때문이었다.

2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동상과 패혈증으로 사망한 박모(81)씨는 슬하에 아들 4명과 딸 1명을 두었다. D흑판회사를 운영해오던 박씨는 지난 1989년 회사 지분의 50%와 대표이사직을 둘째 아들에게 넘겨주었다. 다른 세 아들과 달리 대학에 들어가지 못한 둘째 아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갈등의 시작은 이때부터였다. 나머지 아들 3명은 “왜 둘째에게만 재산을 넘겨주느냐”며 노골적으로 항의했다. 부모, 자식 사이에 고성도 여러 번 오갔다고 한다.

가족간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둘째 아들은 큰아들에게 대표이사직을 넘기고 부사장직을 맡았다. 두 노부모도 둘째 아들이 강원도 횡성에서 맡아서 모셨다. 그러나 형제들은 1993년 둘째 아들을 생산직으로 밀어내고 해고했다. 대표이사직은 셋째 아들에게 넘어갔고, 둘째 아들은 막노동으로 생계를 이어나가야 했다. 힘겹게 살아가던 둘째 아들은 작년 12월 “잠시만 동생의 집에 계시라”며 두 부모를 셋째 아들 집에 보내야 했다. 둘째 아들은 “그것이 아버지와의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고 했다.

지난 3월 강원도 횡성에서 치러진 아버지의 장례식장에 둘째 아들과 누나(53)만 참석했을 뿐, 나머지 세 아들은 얼굴조차 내밀지 않았다. 세 아들은 부모를 치료하던 주치의가 전화를 걸었을 때도, “왜 내게 전화하느냐. 난 관심 없다”며 일방적으로 끊는 등 모른 척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식장에 참석했던 횡성 마을주민들은 “어떻게 자식들이 이럴 수가 있느냐”며 수사기관에 여러 차례 탄원서를 넣었지만, 수사는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어머니(78)가 몸을 추스른 반 년이 지나서야 진행됐다.

경찰측은 “세 아들이 처음부터 불효자였던 것은 아니지만, 재산문제 때문에 부모와 여러 차례 갈등을 겪으면서 성격이 극단적으로 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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