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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가족화의 그늘 나홀로 죽음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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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6-02-21 10:16 조회 1,99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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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는 죽음도 외로워야 하는가.’ 혼자 살다 숨진 지 한참 후에 발견되는 시신이 늘고 있다. 특히 1인가구가 급증하면서 과거 서구사회의 대도시에서나 문제시되던 ‘핵가족사회의 질환’이 독거노인을 중심으로 폭넓게 불거지는 형국이다. 국내 1인가구가 2020년쯤 400만가구에 육박, 5가구 중 1가구에 달할 전망인 만큼 제도적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실태=14일 경찰과 지자체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강원 원주시 단계동 최모씨 집에 세들어 살던 일용직 노동자 양모(51)씨가 숨진 지 5일 만에 싸늘하게 얼어붙은 시신으로 발견됐다. 지난달 17일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선 다세대주택 반지하에 혼자 살던 구모(57·여)씨의 시신이 사후 20여일 만에 발견됐다.

지역공동체 의식이나 주민 유대가 강한 농어촌에서도 이웃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숨지는 사례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지난해 12월23일 오전 9시쯤 충북 옥천군 옥천읍 양수리 우모(46)씨 집 방안에서 우씨가 동사한 채로 뒤늦게 발견됐다. 경남도에서만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나홀로 죽음’에 해당하는 사례가 10여건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원인=이런 현상은 무관심 세태와 무관치 않다. 서울 은평구 응암동 구씨의 경우 자기 가게에 20여일 넘게 나타나지 않았지만 동료들은 전혀 몰랐다. 담당 형사는 “구씨 옆방에도 다른 여성이 혼자 살고 있었으나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한탄했다.

심각성을 더하는 것이 바로 1인가구의 급증(그래픽 참조) 추세. 통계청은 당초 2005년 1인가구를 267만여가구로 추정했으나 정작 200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실제로는 270만(16.9%)∼280만(17.6%)가구에 달한 것으로 잠정 진단됐다. 이는 이혼율 급증, 평균수명 연장 등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으로 안전망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하고 있다.

◆대책=당국은 현재 독거노인이나 기초생활수급자 등에 대한 복지대책을 세우기에도 힘겹다. 실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4년 말 현재 234개 기초자치단체 중 101곳에는 재가노인시설이 없다. 가정봉사원 파견제도의 수혜자도 상대적으로 적다. 비상버튼을 누르면 119구조대가 출동하는 ‘무선페이징’ 사업도 보급률이 설치대상 무의탁독거노인 20만명의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나홀로 죽음’ 실태 파악과 종합진단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로선 기본통계도 얻기 힘든 상황이다. 당연히 대책도 부족하다. 따라서 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을 세우는 노력과 함께 각론적인 보완책이 실시돼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전북 군산시의 경우 올 들어 ‘복지안전망 구축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독거노인 중증장애인 중증질환자 등 보호가 필요한 1120명을 자원봉사자, 이·통장 등과 자매결연을 맺게 하는 내용이다. 군산시 관계자는 “나홀로 죽음을 막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긴급호출이 가능하고 위치확인 기능을 갖춘 ‘모바일 안심폰’ 보급 등도 각론적 대안으로 지목된다.

전북발전연구원은 최근 조사보고서를 통해 “결연 등을 통해 보호대상을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하고, 소방서·보건소와 연결되는 비상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북발전연구원 조경욱(사회학) 박사는 “이혼가족, 노인가족, 기러기가족 등 다양한 가족의 출현과 그에 따른 문제점 등을 풀어나갈 전문상담 서비스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주·춘천=박찬준·박연직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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