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일보)
노부모 학대 막아야 한다

노인학대가 주로 친족 비속들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음이 밝혀져 충격을 준다. 지난 1년간 경남노인학대예방센터에 접수된 노인학대 123건 가운데 57%를 상회하는 71건이 아들과 딸. 며느리와 손자·손녀들에 의해 발생했음이 확인된 것이다. 학대 유형을 보면 의식주를 제공하지 않고 방임하는 경우가 57건으로 가장 많았고. 폭언을 허거나 정서적으로 학대하는 것이 34건으로 상당수를 차지했으며. 그 다음으로 신체적 학대와 재정적 학대가 각각 14건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 중에서 부모를 폭행한 6명은 경찰에 고발됐다고 한다. 그 어떤 경우에도 노부모 학대는 용납할 수 없는 패륜이기 때문에 가해자에 대해서는 엄벌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실제로는 신고된 건수보다 훨씬 많은 노부모 학대가 자행된다고 볼 수 있다. 자녀들에게 학대를 당하면서도 그 사실을 숨기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가학행위가 누적돼 어찌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망설이다가 신고하게 된다고 볼 때 얼마나 많은 노부모들이 학대당하고 있는지 가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정말이지 안타깝고 끔찍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자신을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가 아닌가. 나이들고 병들어 몸마저 가눌 수 없는 노부모를 정성을 다해 봉양하지는 못할망정 온갖 행태로 학대를 하다니 이것이야말로 인간이기를 포기한 행위가 아닌가.


노인학대 문제는 단순한 가정사로만 치부할 일이 아니라 이제 사회적 관심하에서 그 적극적인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우선은 가족으로부터 학대당하는 노인들이 피신할 곳이 있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노인의 쉼터’를 마련해 가정내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안심하고 머무를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노인복지 관련 공직자들과 노인회 회원들이 노부모 학대 가정에 대한 계몽활동을 펼쳐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주변 이웃들도 노인학대를 목격하면 방관하지 말고 나서서 문제해결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예부터 우리나라는 경로효친(敬老孝親)을 으뜸의 덕목이요 가치라고 믿어왔다. 노부모를 학대하는 패륜이 존재하는 한 사회공동체가 건전하게 유지될 수 없는 법이다. 도덕이 무너지면 나라의 기강도 위태롭게 된다. 우리 모두가 나서서 더이상 노인·노부모 학대가 자행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



입력 : 2006-01-25 / 수정 : 2006-01-25 오전 10:5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