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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고려장, 노인요양병원 버려지는 노인들 처치 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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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11-30 00:00 조회 2,34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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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지난달까지 경기도 A노인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던 강모 할머니(71)는 최근 병원측의 신고를 통해 다른 곳으로 가야 했다. 할머니의 아들이 병원비를 750여만원이나 체납하고 연락을 두절했기 때문이다.

대부분 선납형태로 이뤄지는 요양병원들 특성상 초기 선납급이 적을 수록 월납급이 적어 부담이 적다. 하지만 여유가 없는 경우 적은 선납금을 지불하고 월납금이 상대적으로 큰 경우가 많아 이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

병원 원무과 관계자는 "몇 개월간 밀린 병원비에 대해 독촉하자 연락을 끊은 것 같다"고 전한다. 더불어 "경제사정이 어려워 기다려달라는 말만 믿고 기다렸다"며 "이후 몇 주 더 기다렸지만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아 신고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할머니는 현재 관계기관의 도움을 받아 무료노인요양시설로 옮겨진 상태다. 시설 관계자는 "아무리 치료를 할 형편이 못 된다 하더라도 자기 부모를 버리는 게 할 짓이냐"며 하루빨리 연락이 닿길 기대했다.

하지만 할머니는 아들에게 죽기 전 버림받았다는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건강이 악화된 상태로 주위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또 얼마 전 경남도에 위치한 S노인요양병원에 뇌졸중으로 입원해 있던 모 할머니의 경우 경제력이 있는 아들이 있었는데도 방임된 사례다.

조사 결과 자녀는 할머니의 친자식이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아버지와 재혼해 식구가 된 새어머니를 아버지가 사망 이후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병원에 데려다놓고 방임학대한 경우다.

하지만 자녀는 그것이 학대에 해당하는 줄 몰랐고, 바쁘다는 핑계로 돌보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관계기관에게 통보받고 시정해 지금은 다행히 원만히 해결된 상태.

경남노인학대예방센터 관계자는 "장기체납으로 보호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의도적인 방임인지 아닌지 알기가 힘든 사례들이 종종 있다”고 설명한다.

한편 이 같은 특정 사례를 제외하고 의도적 방임은 흔치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노인학대예방센터 관계자는 “대부분 경제적문제로 인한 비의도적인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자녀들의 연락이 두절된 경우, 나중에 수소문해 알게 되면 자녀들 대부분 생활고에 시달리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노인요양병원들은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전남도 B노인요양병원 관계자는 "부양의무자가 수납을 차일피일 미루다가도 대부분 갚기 마련"이라며 "끝내 도망가는 경우는 드물긴 하지만 종종 있다"고 전했다.

덧붙여 "몸도 성치 못한 노인들한테 자녀들에게 연락이 끊겼다는 얘기를 전하기가 참 난감하다"며 "하지만 우리들 입장으로서는 무료요양시설이 아닌 이상, 체납이 어느정도 되면 다른 곳으로 보낼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노인요양병원들마다 환자가 체납후 신고하기까지의 유예기간도 다르다. 모 요양병원 관계자는 "체납 후 유예기간이 한 달이 될 수도 있고 두 달이 될 수도 있다"며 "병원마다 달라 규정은 없다"고 밝혔다.

노인인구가 증가함과 동시에 부양의무자들의 어깨가 무거워짐에 따라, 매해 노인학대예방센터에는 이 같은 방임학대 사례들이 늘고있다.

경남노인학대예방센터 관계자는 "제도적으로 보완되지 않는다면 이 같은 방임이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육아휴직제도와 같은 노인수발휴직제도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경기회복의 기미도 보이지않고 있어 무엇보다 하루빨리 노인들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이 시급한 과제라고 전했다.

이유명기자 jlove@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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