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용돈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5-08-11 00:00 조회 1,636회 댓글 0건본문
동아일보 2005. 8. 8.
불교 최초의 경전인 수타니파타(경집·經集)에는 “부모가 노쇠해 있는데도 부양치 않고 저만 풍족하게 산다면 파멸의 문에 이르리라”라는 부처님 말씀이 나온다. 요즘말로 해석하면 생활 능력이 없는 부모에게 용돈을 보내 드리지 않으면 지옥에 떨어진다는 말이다. 몇 년간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지옥에 떨어질 불효자(不孝子)가 늘고 있다고 한다.
▷서울시립 노인학대 예방센터에는 경제적 학대를 호소하는 노인이 많다고 한다. 생활 능력이 없는 부모에게 최소한의 생계비를 보내 주지 않는 일, 부모 명의 재산을 몰래 빼돌리고 외면하는 일 등이 대표적이다. 부양 의무를 소홀히 하는 자식을 상대로 부모가 소송하는 사례도 많다. 지난해 이모 할아버지는 아들이 주는 한 달 30만 원 용돈으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며 부양료 청구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아들이 부양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아들 소유의 부동산 7000만 원에 대한 가압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사회경제적 여건의 변화는 부모 부양의 책임을 자식에게 떠넘기기 어렵게 하고 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조기 퇴직으로 노년기가 점점 길어지면서 자식들의 부모 부양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자식은 부모를 걱정하지만 부모 공양은 벅찬 게 현실이다. 노인문제는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문제가 된 지 이미 오래다. 결국 정부가 노인의 사회보장에 적극 나서야 한다. 미국도 노인에게 지급되는 이전지출이 연방정부 예산의 20%를 넘는다.
▷통계청 가계수지 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이전소득은 12만4000원으로 1분기의 12만7700원에 비해 3% 줄었다. 이전소득의 70% 이상은 자식들이 부모에게 보내는 생활비라고 한다. 경기침체로 살기가 어려워지면서 부모님 용돈도 줄인 것이다. 문제는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하락하면서 정부의 노인 부양 능력이 감소할 것이란 사실이다. 국민 모두를 불효자로 만들지 않으려면 정부는 성장위주 정책으로 경제를 살릴 책임이 있다.
임 규 진 논설위원 mhjh22@donga.com
불교 최초의 경전인 수타니파타(경집·經集)에는 “부모가 노쇠해 있는데도 부양치 않고 저만 풍족하게 산다면 파멸의 문에 이르리라”라는 부처님 말씀이 나온다. 요즘말로 해석하면 생활 능력이 없는 부모에게 용돈을 보내 드리지 않으면 지옥에 떨어진다는 말이다. 몇 년간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지옥에 떨어질 불효자(不孝子)가 늘고 있다고 한다.
▷서울시립 노인학대 예방센터에는 경제적 학대를 호소하는 노인이 많다고 한다. 생활 능력이 없는 부모에게 최소한의 생계비를 보내 주지 않는 일, 부모 명의 재산을 몰래 빼돌리고 외면하는 일 등이 대표적이다. 부양 의무를 소홀히 하는 자식을 상대로 부모가 소송하는 사례도 많다. 지난해 이모 할아버지는 아들이 주는 한 달 30만 원 용돈으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며 부양료 청구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아들이 부양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아들 소유의 부동산 7000만 원에 대한 가압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사회경제적 여건의 변화는 부모 부양의 책임을 자식에게 떠넘기기 어렵게 하고 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조기 퇴직으로 노년기가 점점 길어지면서 자식들의 부모 부양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자식은 부모를 걱정하지만 부모 공양은 벅찬 게 현실이다. 노인문제는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문제가 된 지 이미 오래다. 결국 정부가 노인의 사회보장에 적극 나서야 한다. 미국도 노인에게 지급되는 이전지출이 연방정부 예산의 20%를 넘는다.
▷통계청 가계수지 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이전소득은 12만4000원으로 1분기의 12만7700원에 비해 3% 줄었다. 이전소득의 70% 이상은 자식들이 부모에게 보내는 생활비라고 한다. 경기침체로 살기가 어려워지면서 부모님 용돈도 줄인 것이다. 문제는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하락하면서 정부의 노인 부양 능력이 감소할 것이란 사실이다. 국민 모두를 불효자로 만들지 않으려면 정부는 성장위주 정책으로 경제를 살릴 책임이 있다.
임 규 진 논설위원 mhjh22@donga.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