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孝’… 폭력에 시달리는 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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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11-30 00:00 조회 1,588회 댓글 0건본문
동방예의지국이란 명성도 이제는 과거가 되었다. 사회적으로 효의 개념이 약화되고 노인을 부담이 되는 존재로 인식하는 경향이 증대되고 있으며 노인인구의 증가 등의 노인문제는 노인학대로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전국 17개 노인학대 예방센터에 접수된 확대신고 2038건에 대한 분석 결과를 지난 27일 발표했다.
아들이 가해자인 경우가 50%로 가장 많았고 며느리, 딸, 배우자 순으로 조사되었으며 학대 행위 유형별로는 언어·정서적 학대가 43%로 가장 높았고, 방임, 신체학대, 금전 순으로 나타났다.
신고의무자들의 신고 비율은 전체 2,038건 중 133건으로 7%에 불과했으며 별장 같은 저택에 살면서 노모가 비닐하우스에서 구걸로 연명하는 것을 방임한 사례가 함께 발표 되어 문제의 심각성을 반증했다.
노인학대가 세계적인 사회적 문제로서 부각되기 시작한 시기는 1980년대부터. 그러나 80년대의 우리나라에서는 학대라는 개념마저도 생소한 것이었고 우리의 정서에 위배되는 것이었다.
90년대 중반이 되어서야 대중매체를 통해 노인학대의 실상이 부분적이나마 드러나기 시작했으며 요즘 들어서는 한달에도 수차례의 학대 사례가 언론을 통해 보도될 정도로 사회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수위로 올라섰다.
신림동에 사는 이 모씨(76)는 아들(40)의 끊임없는 주먹질과 발길질을 피해 스스로 예방센터를 찾은 사례. 3년 전 퇴사한 아들은 술만 마시면 수시로 돈을 구해오라며 이씨를 구타했다. 하도 맞아서 가끔은 정신을 못 차리겠다며 울먹이는 이씨. 정정하던 양반인데 이제는 치매증상까지 보이는 것 같다며 주위사람들은 안타까워했다.
학동에 사는 양 모씨(70)는 며느리가 무섭다. 돈도 못 벌어 오는 주제에 누워서 해주는 밥만 받아먹는다는 등의 언어폭력은 예삿일. 틈만 나면 거동이 불편한 양씨에게 물건을 집어던지며 얼마 전에는 누워있는 양씨를 위에서 마구 짓밟아 양씨의 갈비뼈가 골절되었다. 보고도 모른척하는 아들이 더욱 원망스럽다는 게 양씨의 설명.
이 같은 신체적 학대, 정서적·심리적 학대, 언어적 학대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방임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한 노인학대 예방센터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심각한 병을 앓는 등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전혀 돌보지 않고 죽음에 이를 때 까지 방치한 사례도 적지 않게 나타난다는 것.
하지만 이렇게 학대 받는 노인의 대부분이 학대받은 후 가족이라는 이유로 그저 참는 것으로 나타나 더욱 주위를 안타깝게 한다.
대한정신의학회는 노인의 피해상태를 정상적인 노화나 질병으로 인한 증상과 뚜렷이 구별하기는 어렵지만 문제가 심각한 것은 사실이라고 경고한다. 학대를 받는 노인들이 수면장애나 섭식장애, 우울과 불안 증상을 보이다가 치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심한 경우는 자살을 기도한다는 것.
경기도의 한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조 모씨(65)는 아들의 학대로 온 몸이 멍투성이지만 마음의 상처는 더욱 크다. 조씨는 큰 충격을 받고 섭식장애로 고생하다 얼마 전부터 정신이 오락가락 하기 시작하더니 죽고싶다는 말을 매일같이 여러번 반복한다고 한다.
조씨가 특수한 케이스는 절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학대 후유증을 심하게 앓고 있는 사람이 상당하다는 것.
하지만 학대를 예방할만한 대책도, 학대 후의 대책도 딱히 없어 더욱 난감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노인학대와 관련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 ▲노인과 노화에 대한 긍정적이고 건강한 이미지 창출 ▲노인의 경제적 의존을 줄이기 위한 소득보장방안 마련 ▲ 노인학대 방지 및 해결을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마련 등을 강조한다.
즉 노인학대 문제는 더 이상 가정이 아닌 사회 속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김혜미 교수는 "인구고령화 및 핵가족화 사회에서 노인 부양 의무를 가족에게 전담시키는 것은 가해자를 양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노인학대를 사회구조적 문제로 인식해 노인복지 증진 등의 사회적 지지기반을 갖추는 것이 우선 되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세계노인학대방지망 관계자는 "노인학대 문제에서는 가족 모두가 피해자일 수 있으므로 처벌보다는 먼저 학대를 유발하는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노인의 비율이 전체 인구의 9.1%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된 만큼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문제는 해결해야 할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선가정, 후복지’의 복지정책은 실질적인 학대에 대한 예방책이나 지침서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현실인 만큼 그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메디컬투데이(www.mdtoday.co.kr) 이예림 기자 [yerim@mdtoday.co.kr]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전국 17개 노인학대 예방센터에 접수된 확대신고 2038건에 대한 분석 결과를 지난 27일 발표했다.
아들이 가해자인 경우가 50%로 가장 많았고 며느리, 딸, 배우자 순으로 조사되었으며 학대 행위 유형별로는 언어·정서적 학대가 43%로 가장 높았고, 방임, 신체학대, 금전 순으로 나타났다.
신고의무자들의 신고 비율은 전체 2,038건 중 133건으로 7%에 불과했으며 별장 같은 저택에 살면서 노모가 비닐하우스에서 구걸로 연명하는 것을 방임한 사례가 함께 발표 되어 문제의 심각성을 반증했다.
노인학대가 세계적인 사회적 문제로서 부각되기 시작한 시기는 1980년대부터. 그러나 80년대의 우리나라에서는 학대라는 개념마저도 생소한 것이었고 우리의 정서에 위배되는 것이었다.
90년대 중반이 되어서야 대중매체를 통해 노인학대의 실상이 부분적이나마 드러나기 시작했으며 요즘 들어서는 한달에도 수차례의 학대 사례가 언론을 통해 보도될 정도로 사회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수위로 올라섰다.
신림동에 사는 이 모씨(76)는 아들(40)의 끊임없는 주먹질과 발길질을 피해 스스로 예방센터를 찾은 사례. 3년 전 퇴사한 아들은 술만 마시면 수시로 돈을 구해오라며 이씨를 구타했다. 하도 맞아서 가끔은 정신을 못 차리겠다며 울먹이는 이씨. 정정하던 양반인데 이제는 치매증상까지 보이는 것 같다며 주위사람들은 안타까워했다.
학동에 사는 양 모씨(70)는 며느리가 무섭다. 돈도 못 벌어 오는 주제에 누워서 해주는 밥만 받아먹는다는 등의 언어폭력은 예삿일. 틈만 나면 거동이 불편한 양씨에게 물건을 집어던지며 얼마 전에는 누워있는 양씨를 위에서 마구 짓밟아 양씨의 갈비뼈가 골절되었다. 보고도 모른척하는 아들이 더욱 원망스럽다는 게 양씨의 설명.
이 같은 신체적 학대, 정서적·심리적 학대, 언어적 학대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방임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한 노인학대 예방센터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심각한 병을 앓는 등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전혀 돌보지 않고 죽음에 이를 때 까지 방치한 사례도 적지 않게 나타난다는 것.
하지만 이렇게 학대 받는 노인의 대부분이 학대받은 후 가족이라는 이유로 그저 참는 것으로 나타나 더욱 주위를 안타깝게 한다.
대한정신의학회는 노인의 피해상태를 정상적인 노화나 질병으로 인한 증상과 뚜렷이 구별하기는 어렵지만 문제가 심각한 것은 사실이라고 경고한다. 학대를 받는 노인들이 수면장애나 섭식장애, 우울과 불안 증상을 보이다가 치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심한 경우는 자살을 기도한다는 것.
경기도의 한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조 모씨(65)는 아들의 학대로 온 몸이 멍투성이지만 마음의 상처는 더욱 크다. 조씨는 큰 충격을 받고 섭식장애로 고생하다 얼마 전부터 정신이 오락가락 하기 시작하더니 죽고싶다는 말을 매일같이 여러번 반복한다고 한다.
조씨가 특수한 케이스는 절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학대 후유증을 심하게 앓고 있는 사람이 상당하다는 것.
하지만 학대를 예방할만한 대책도, 학대 후의 대책도 딱히 없어 더욱 난감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노인학대와 관련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 ▲노인과 노화에 대한 긍정적이고 건강한 이미지 창출 ▲노인의 경제적 의존을 줄이기 위한 소득보장방안 마련 ▲ 노인학대 방지 및 해결을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마련 등을 강조한다.
즉 노인학대 문제는 더 이상 가정이 아닌 사회 속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김혜미 교수는 "인구고령화 및 핵가족화 사회에서 노인 부양 의무를 가족에게 전담시키는 것은 가해자를 양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노인학대를 사회구조적 문제로 인식해 노인복지 증진 등의 사회적 지지기반을 갖추는 것이 우선 되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세계노인학대방지망 관계자는 "노인학대 문제에서는 가족 모두가 피해자일 수 있으므로 처벌보다는 먼저 학대를 유발하는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노인의 비율이 전체 인구의 9.1%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된 만큼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문제는 해결해야 할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선가정, 후복지’의 복지정책은 실질적인 학대에 대한 예방책이나 지침서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현실인 만큼 그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메디컬투데이(www.mdtoday.co.kr) 이예림 기자 [yerim@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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