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의 간을…’ 홀로 사는 노인 등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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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6-02-21 00:00 조회 1,965회 댓글 0건본문
<앵커 멘트>
최근 혼자 사는 노인들을 상대로 공무원이나 변호사를 사칭해 금품을 가로채는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피해 노인들은 대부분 어려운 처지로, 빈 병이나 폐휴지를 팔아 만든 전 재산을 뺏기고 속앓이를 하고 계시다는데요.
사기꾼들의 언변이 워낙 뛰어나, 노인분들은 앉아서 당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최영철 기자! 사기꾼들이 어려운 처지의 노인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면서요?
<리포트>
가뜩이나 어려운 노인들을 상대로 어떻게 저런 일을 저지를 수 있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그런데 문제는 이들의 사기 행각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고, 그 수법도 점점 더 다양해진다는 데 심각성이 있습니다.
정말 어려운 우리의 이웃들을 두 번 울리는 이들의 사기 행각을 취재했습니다.
부산의 한 쪽방촌에서 혼자 살아가는 87세 김연옥 할머니.
할머니는 며칠 째 식음도 전폐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연옥(할머니) : "병까지 걸렸어. 가슴이 답답하고...자살까지 하려고 했어."
지난달 22일, 30대의 한 남자가 변호사라며 할머니 집을 찾아왔는데요.
어렵게 지내는 노인들에게 정부보조금을 받게 해 주겠다며 접근했습니다.
외롭게 혼자 살던 할머니는 변호사의 친절이 고맙기만 했습니다.
<인터뷰> "그날 무척 추웠어요. 이불 속에 앉더니 춥다고 하면서 할머니 물 좀 끓여달라고 하더라고요. 난 미안해서 커피는 없고 보리차 물을 한 잔 끓이러 나갔는데..."
그런데 할머니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남자는 할머니가 빚을 갚기 위해 모아둔 장롱 속의 돈 110만 원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이 남자는 범행 대상 노인을 물색하기 위해 교회를 이용했다고 하는데요.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는 말에 교회의 목사도 속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부 지원비로 힘겹게 생활하는 김 할머니는 이제 당장 먹고 살 일도 막막해졌습니다.
<인터뷰>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고, 내가 누굴 믿고 살아야 하나 싶고...기가 차서 집에만 있고 나가기도 싫어요."
경찰 조사 결과 피의자는 사기와 절도 등 9건의 혐의로 전국에 지명 수배된 상탭니다.
<인터뷰> 이재길(형사) : "피의자는 본 건 외에 여러 해에 걸쳐 사기, 절도 전력도 있고, 법률에 해박해서 본 건 조사를 받으면서도 법에 대해 많이 알고 있어서 할머니들이 쉽게 속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같은 비양심적 사기 행각으로 어려운 노인들에게 챙긴 돈은 1,000여만 원에 이릅니다.
부산 감천동의 또 다른 쪽방촌.
매달 구청에서 지급되는 30여만 원으로 생활하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최 모 할머니는 생활 보장비를 더 받게 해 주겠다는 말에 속아 피해를 보게 됐는데요.
건강도 안 좋은 최모 할머니가 그동안 동네의 빈 병을 주워 모아놨던 전 재산 270만 원을 훔쳐 달아난 것입니다.
<인터뷰> 최모 할머니 : "내가 용역회사에서 일을 했다고 하니까 용역회사 전화번호를 알려주면 자기가 알아서 한 달에 40만 원 씩 받을 수 있게 해 준다고...없는 처지에 40만 원이 어디예요? 그래서 가방 찾으로 (노인정) 갔지. 전화번호 찾으려고..."
변호사라는 말에 조금의 의심도 할 수 없었던 할머니는 아무도 없는 집에 변호사를 남겨 두고 서류를 찾으러 갔는데요.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장롱 속에 숨겨놨던 돈은 감쪽같이 없어진 뒤였습니다.
혼자서 근근히 살아가던 노인들은 이번 겨울을 나는 것조차 걱정입니다.
<인터뷰> "내가 얼마나 억울한 지 못 살겠어. 억울해 죽겠어."
지난 6일, 경북 경산에서도 공무원을 사칭해 돈을 가로채는 사기 사건이 있었는데요.
역시 혼자 사는 노인이 범행 대상이었습니다.
동사무소 공무원을 사칭하며 정부 보조금을 받게 해 주겠다고 접근한 뒤 통장의 돈을 인출해 달아난 것입니다.
<인터뷰> 서모 할머니 : "내가 공무원인데 요새 나라에서 힘든 사람들 도와주라고 몇 억씩 나왔다고 하면서 영세민으로 등록이 되면 한 달에 30만 원 씩 받으면 이렇게 안 해도 되지 않느냐고 하면서 서류 얘기하자고 해서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통장을 내줬어."
동사무소 공무원이라는 말에 할머니는 의심조차 하지 않았고, 통장에 돈을 넣어두면 기초생활수급자가 안된다는 말에 은행에 가서 잔액 전부를 찾아 준 것입니다.
<인터뷰> "등본 안 뗐다고 하면서 등본 떼러 가야 한다고...동사무소에 등본 떼러 간 사이에 도망가버렸다고. 주민등록등본 가져오니까 없더라구."
사기 당한 돈은 6년 동안 폐휴지를 주워가며 한푼두푼 어렵게 모은 할머니의 전 재산이었습니다.
<인터뷰> "사기 칠 사람이 없어서 할머니한테 사기를 치고 이 늙은 노인 애간장을 태우고 얼굴도 못 들게 하고..."
피의자의 언변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노인들은 쉽게 넘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홍규(형사) : "혼자 계신 할머니들이 이 여자의 말을 듣고 혹하지 않을 수가 없을 정도로 거짓말이 능수능란하고 심지어 저희들까지 수사 초기 단계에서는 속아서 수사에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 같은 범죄가 전국적으로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 더욱 심각합니다.
천안에서는 동사무소 직원을 사칭하며 유인한 뒤 금품을 훔치는 일도 있었구요.
지난달 부산에서도 공무원을 사칭해 저소득층 아동 급식 지원에 필요하다며 후원금을 강요하는 등 수법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스스로 판단하지 마시고 가까운 친지나 이웃에게 확인을 부탁하시고 그것도 어려울 경우에는 동사무소나 구청에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생계조차 어려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하는 사기 행각 이 같은 비양심 사기 행각으로 가뜩이나 힘들게 사는 노인들의 겨울은 더욱 춥기만 합니다.
최근 혼자 사는 노인들을 상대로 공무원이나 변호사를 사칭해 금품을 가로채는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피해 노인들은 대부분 어려운 처지로, 빈 병이나 폐휴지를 팔아 만든 전 재산을 뺏기고 속앓이를 하고 계시다는데요.
사기꾼들의 언변이 워낙 뛰어나, 노인분들은 앉아서 당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최영철 기자! 사기꾼들이 어려운 처지의 노인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면서요?
<리포트>
가뜩이나 어려운 노인들을 상대로 어떻게 저런 일을 저지를 수 있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그런데 문제는 이들의 사기 행각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고, 그 수법도 점점 더 다양해진다는 데 심각성이 있습니다.
정말 어려운 우리의 이웃들을 두 번 울리는 이들의 사기 행각을 취재했습니다.
부산의 한 쪽방촌에서 혼자 살아가는 87세 김연옥 할머니.
할머니는 며칠 째 식음도 전폐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연옥(할머니) : "병까지 걸렸어. 가슴이 답답하고...자살까지 하려고 했어."
지난달 22일, 30대의 한 남자가 변호사라며 할머니 집을 찾아왔는데요.
어렵게 지내는 노인들에게 정부보조금을 받게 해 주겠다며 접근했습니다.
외롭게 혼자 살던 할머니는 변호사의 친절이 고맙기만 했습니다.
<인터뷰> "그날 무척 추웠어요. 이불 속에 앉더니 춥다고 하면서 할머니 물 좀 끓여달라고 하더라고요. 난 미안해서 커피는 없고 보리차 물을 한 잔 끓이러 나갔는데..."
그런데 할머니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남자는 할머니가 빚을 갚기 위해 모아둔 장롱 속의 돈 110만 원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이 남자는 범행 대상 노인을 물색하기 위해 교회를 이용했다고 하는데요.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는 말에 교회의 목사도 속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부 지원비로 힘겹게 생활하는 김 할머니는 이제 당장 먹고 살 일도 막막해졌습니다.
<인터뷰>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고, 내가 누굴 믿고 살아야 하나 싶고...기가 차서 집에만 있고 나가기도 싫어요."
경찰 조사 결과 피의자는 사기와 절도 등 9건의 혐의로 전국에 지명 수배된 상탭니다.
<인터뷰> 이재길(형사) : "피의자는 본 건 외에 여러 해에 걸쳐 사기, 절도 전력도 있고, 법률에 해박해서 본 건 조사를 받으면서도 법에 대해 많이 알고 있어서 할머니들이 쉽게 속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같은 비양심적 사기 행각으로 어려운 노인들에게 챙긴 돈은 1,000여만 원에 이릅니다.
부산 감천동의 또 다른 쪽방촌.
매달 구청에서 지급되는 30여만 원으로 생활하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최 모 할머니는 생활 보장비를 더 받게 해 주겠다는 말에 속아 피해를 보게 됐는데요.
건강도 안 좋은 최모 할머니가 그동안 동네의 빈 병을 주워 모아놨던 전 재산 270만 원을 훔쳐 달아난 것입니다.
<인터뷰> 최모 할머니 : "내가 용역회사에서 일을 했다고 하니까 용역회사 전화번호를 알려주면 자기가 알아서 한 달에 40만 원 씩 받을 수 있게 해 준다고...없는 처지에 40만 원이 어디예요? 그래서 가방 찾으로 (노인정) 갔지. 전화번호 찾으려고..."
변호사라는 말에 조금의 의심도 할 수 없었던 할머니는 아무도 없는 집에 변호사를 남겨 두고 서류를 찾으러 갔는데요.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장롱 속에 숨겨놨던 돈은 감쪽같이 없어진 뒤였습니다.
혼자서 근근히 살아가던 노인들은 이번 겨울을 나는 것조차 걱정입니다.
<인터뷰> "내가 얼마나 억울한 지 못 살겠어. 억울해 죽겠어."
지난 6일, 경북 경산에서도 공무원을 사칭해 돈을 가로채는 사기 사건이 있었는데요.
역시 혼자 사는 노인이 범행 대상이었습니다.
동사무소 공무원을 사칭하며 정부 보조금을 받게 해 주겠다고 접근한 뒤 통장의 돈을 인출해 달아난 것입니다.
<인터뷰> 서모 할머니 : "내가 공무원인데 요새 나라에서 힘든 사람들 도와주라고 몇 억씩 나왔다고 하면서 영세민으로 등록이 되면 한 달에 30만 원 씩 받으면 이렇게 안 해도 되지 않느냐고 하면서 서류 얘기하자고 해서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통장을 내줬어."
동사무소 공무원이라는 말에 할머니는 의심조차 하지 않았고, 통장에 돈을 넣어두면 기초생활수급자가 안된다는 말에 은행에 가서 잔액 전부를 찾아 준 것입니다.
<인터뷰> "등본 안 뗐다고 하면서 등본 떼러 가야 한다고...동사무소에 등본 떼러 간 사이에 도망가버렸다고. 주민등록등본 가져오니까 없더라구."
사기 당한 돈은 6년 동안 폐휴지를 주워가며 한푼두푼 어렵게 모은 할머니의 전 재산이었습니다.
<인터뷰> "사기 칠 사람이 없어서 할머니한테 사기를 치고 이 늙은 노인 애간장을 태우고 얼굴도 못 들게 하고..."
피의자의 언변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노인들은 쉽게 넘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홍규(형사) : "혼자 계신 할머니들이 이 여자의 말을 듣고 혹하지 않을 수가 없을 정도로 거짓말이 능수능란하고 심지어 저희들까지 수사 초기 단계에서는 속아서 수사에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 같은 범죄가 전국적으로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 더욱 심각합니다.
천안에서는 동사무소 직원을 사칭하며 유인한 뒤 금품을 훔치는 일도 있었구요.
지난달 부산에서도 공무원을 사칭해 저소득층 아동 급식 지원에 필요하다며 후원금을 강요하는 등 수법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스스로 판단하지 마시고 가까운 친지나 이웃에게 확인을 부탁하시고 그것도 어려울 경우에는 동사무소나 구청에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생계조차 어려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하는 사기 행각 이 같은 비양심 사기 행각으로 가뜩이나 힘들게 사는 노인들의 겨울은 더욱 춥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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