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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 밝은 노후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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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6-03-28 11:54 조회 1,42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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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2006-03-27 12:12]

오전 9시면 어김없이 노인학대예방센터를 찾는 할아버지가 계셨습니다.
탁 탁지팡이를 짚고 계단을 올라 오는 소리에 할아버지가 오셨음을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매일 아침을 이렇게 할아버지와 함께 시작하였습니다.

할아버지는 자녀들의 돌봄을 전혀 받고 있지 않았고 채무관계 해결을 원하며 여관을 전전하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의 건강과 생활안전이 위험하다는 판단에 무료시설 입소를 권유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채무관계를 해결하기 전에는 입소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완강하였습니다.

이에 우선적으로 채무자와 연락을 취하여 원금을 분할하여 갚도록 하였고 자녀들과 연락하여 시설 입소를 성사시켰습니다.

그러나 시설입소 한 달 만에 할아버지는 사망하였습니다.

매일 센터를 찾아와 같은 말을 되풀이 하고 어제 있었던 이야기를 구구절절 저에게 하시는 할아버지가 귀찮고 업무에 방해가 된다는 생각을 잠시라도 한 제 자신이 너무 후회가 되고 부끄러웠습니다.

저를 보며 반갑게 인사하고 초콜릿이 몸에 좋다며 저에게 권하시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리고 할아버지 지팡이 소리가 그리워집니다.

몇 달간 인연을 맺은 저도 이러한데 자녀들과 가족들의 상실감은 더욱 클 것입니다.

모두들 후회를 하고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구하나 떠난 어르신에게는 후회도 눈물도 모두 헛된 것입니다.

2004년 12월 노인학대예방센터가 문을 열 때부터 만났던 여러 어르신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분 이야기를 적어보았습니다.

그 동안 노인 학대라는 것이 어디 있어. 누가 노인을 학대한다는 거야라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며 노인학대에 대한 낮은 사회 인식 속에서 지금도 어디선가 고통 받고 있을 어르신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오늘날 효에 대한 의식이 희박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는 당연히 공경해야 할 대상이라는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이 아직은 더 많아 우리의 미래는 희망적입니다.

학대받는 어르신들의 인권 보호를 위한 저희들의 작은 노력이 어르신들에게 큰 힘이 되길 기대하며 오늘도 힘찬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어르신들의 밝은 노후를 위하여, 노인학대 신고 및 상담전화는 1389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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