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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폭행… 자식이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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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5-09-29 00:00 조회 1,76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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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 당하는 노인들|유산 상속 후엔 문안조차 안해|오늘 부산시청서 예방 사진전|방치땐 악화… 1389로 상담을

큰아들과 함께 사는 A할머니는 매일 밤 아들의 귀가시간이 다가오면 불안에 몸서리를 친다. 아들이 술을 마신 날이면 여지없이 날아드는 주먹과 발길질에 이제 성한 곳도 별로 없다. A할머니의 아들은 존속폭행 혐의로 수감됐다가 최근 풀려났지만, 출소 이후 주먹질이 더 늘었다. A할머니는 병원에 입원도 하고, 집을 나가 숨어도 봤지만 모든 것이 허사였다. 이제 자식에게 맞는 설움을 얘기할 곳도 없다.

일흔을 훌쩍 넘긴 B할아버지는 철석같이 믿었던 아들에게 배신당했다. 사업을 하는 아들이 "재산을 일찍 물려주면 잘 모시겠다"고 말해 올해 초 평생 모은 재산을 모두 넘겨줬지만, 이 때부터 아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용돈을 주기는커녕 B할아버지가 있는지 없는지 신경도 쓰지 않는다. 가끔 싫은 소리라도 할라치면 "당장 나가라"는 소리를 듣는다. 결국 B할아버지는 재산과 자식을 한꺼번에 잃은 꼴이 됐다.

추석을 맞아 자식없는 노인들만 설움을 겪는 것은 아니다. 자식이 있어도 없느니만 못한 노인들의 슬픔은 누구도 헤아려주기 힘들다.

가족 친지들이 한자리에 모여 즐거움을 나누는 한가위도 이들 노인에게는 먼나라 얘기다.

심지어는 부모를 버리거나, 성추행하는 자식들도 있다. 바로 옆집에 살면서도 1년에 한번도 안부를 묻지 않거나, 병에 걸려 신음해도 거들떠 보지 않는 아들 딸들이 생각보다 너무 많은 세상이다.

"아버지가 공부를 제대로 안 시켜줘서 내가 이 꼴이다" "재산을 많이 물려줬더라면 내가 이렇게 살겠는가" "어머니 때문에 집안이 이 모양 이 꼴이다" 등 부모에 대한 언어·정서적 학대는 이미 위험 수위를 넘었다.

이에 추석을 앞두고 부산 동·서부노인학대예방센터는 13일 오후 1시~7시30분 부산시청 지하1층 로비에서 노인학대 예방 사진전 및 서명운동을 펼친다. 또 학대를 당하면서도 호소할 곳을 모르는 노인들을 위해 홍보캠페인도 벌인다.

서부노인학대예방센터 정선경 상담원은 "자녀로부터 학대당하는 노인들은 대부분 신고를 꺼리고 자녀를 감싸려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이때 더 큰 문제로 번질 수 있는 만큼,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예방센터로 적극적인 상담 요청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인학대 상담 신청=국번없이 1389 권혁범기자 pear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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