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돌보는 사회(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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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11-30 00:00 조회 1,571회 댓글 0건본문
[서울신문 2005-08-30 09:03]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7) 노인을 돌보는 사회(일본)
[서울신문 2005-08-30 09:03]
[서울신문]
일본은 우리와 같은 유교국가이면서도 노인인권 보호면에서 가족의 역할과 함께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지역사회(커뮤니티)의 역할이 크다. 한국사회는 가족단위의 책임이 아직은 무겁다. 일본에선 활발한 개인·단체의 자원봉사도 노인인권 보호에서 중요하다. 개인·커뮤니티가 책임을 분담한 상호부조가 잘 발달되어 인권사각 지대의 노인을 최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도쿄 이춘규특파원|도쿄 도심에서 전차와 버스를 이용하면 2시간정도 걸리는 도쿄 서북쪽 외곽 히가시무라야마시의 평화로운 숲속에 52년 역사의 도쿄도립 ‘히가시무라야마노인홈’이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다.8월 중순 두차례 방문했을 때마다 평화롭게 산책하거나 운동을 하면서 소일하는 노인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저소득 외로운 노인들의 피난처
하지만 평화로움 뒤에 숨겨진 입소 노인들의 사연은 안타까웠다.29일 현재 800명 가까운 노인들이 이 노인홈에 입소해 상처받은 영혼을 달래며 생활하고 있다. 도쿄도내에 거주하는 생활이 어려운 65세 이상(이하도 있음)의 노인 가운데 병약해서 가족의 보호를 못받거나, 학대를 받는 노인, 며느리와 불화를 겪고 있는 노인 등을 정해진 기준에 따라 입소시키고 있다.
노인홈에는 70∼80대 노인들이 가장 많고,90세 이상도 60명이 넘는다.60대 초반도 일부 있다. 입소기간은 5년이상 10년 미만이 300명 가깝게 가장 많고,30년이상 입소자도 있다. 입소자는 반 가까이가 연간 1∼17만엔의 실비만 내고 있고, 사정에 따라 연간 100만엔 안팎을 내기도 한다. 매년 30명 정도는 이 곳에서 숨져 나간다고 한다.
도쿄도내에만 이처럼 저소득층 노인들을 위한 노인홈이 33개소 있다. 또 집에서 치료가 어려운 중증환자노인을 위한 ‘특별양호노인홈’이 346개소 있고, 정원은 3만 948명이다. 도쿄도와 개인이 분담하는 ‘경비용노인홈’이 25곳이고, 월 20만엔 안팎인 사설 유료노인홈도 153개소가 있다. 경제상황에 따라 입소시설이 매우 다양하다.
히가시무라야마노인홈의 고바야시 요지오 소장은 “원하는 분 모두를 수용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지만, 대기자는 극히 적은 편이다. 돈이 없어 유료시설로 가지 못하는 분들이 이 곳에 온다.”고 설명했다. 물론 입소대상이 되지만 시설에 들어오지 않고, 지역사회에 계속 머무는 노인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가정사가 불행한 노인홈입소자들은 상대방의 과거는 묻지 않는다고 한다. 가벼운 농사일 등의 노동을 통해서 체력을 단련하고 과거를 잊는다고 한다. 이들에게 지자체와 시민단체 등 커뮤니티는 아주 소중한 울타리이다.
입소 만 1년이 지난 가네코 지에(여·65)는 지난 1년이 매우 행복하다고 술회한다. 매일 밭에서 일하고, 잔디를 깎는 등의 생활이다. 최근에는 건강체조도 시작해 일주일에 두 번 운동한다. 하지만 사연을 얘기할 때는 몇 차례나 눈물을 훔쳤다. 젊은 시절부터 겪었던 남편의 가정폭력 때문에 그녀는 입소했다. 입소직전까지 폭력은 계속됐고,37살에 딸을 결혼시키면서 노인홈을 찾았다.
●자원봉사자들, 노인인권의 보배다
이 노인홈은 도쿄도 직원과 건강한 입소자들의 노동은 물론 자원봉사자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후미다케 야스코 양호1과장이 소개한다. 노인홈에는 공식적인 ‘자원봉사센터’나 개인적인 차원의 자원봉사가 활발하다.
지난해 이 노인홈에서는 유치원생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연 157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활동, 운영비를 크게 줄였다. 다도나 민요춤 등 클럽활동에 참석해 노인들을 지도하기도 한다. 소풍이나 포도따기, 운동회, 신년인사회 때는 물론이고 책읽어주기, 운동지도, 말상대나 외출보조 등 하는 일이 폭 넓다.
건강체조를 보조하는 이지마 가즈히코(77)는 6월부터 매주 2회, 월요일과 목요일 봉사를 하고 있다. 자원봉사센터에 등록은 하지 않고 지인의 소개를 받았다. 노인홈 인근에서 연금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입소자보다 더 자신이 즐겁게 활동한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에게 책을 읽어주는 자원봉사를 하는 사와자키 이치로(79)는 1주에 하루 1시간 30분정도씩 맹인입소자에게 책을 읽어준다.12년전 은퇴, 정신적인 만족을 위해 10년 전부터 자원봉사네트워크를 통해 자원봉사에 나섰다.
●거품붕괴 뒤 늘어나는 개인부담
현재 일본의 경제적 취약노인들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자원봉사단체와 개인들이 돌보고 있지만 건강하고 풍족한 노인의 복지는 개인이 책임진다. 특히 “91년 거품붕괴 뒤 개인책임이 늘어났다.”는 것이 스즈키(54)의 소개다. 오는 10월부터 중증환자노인입원시설인 특별양호노인홈 등의 입소자들은 식비, 주거비 등이 개인부담으로 변해 월 3만엔정도씩 늘어난다. 노인복지에도 장기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운 것이다. 특히 올해말로 일본 국가채무가 770여조엔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노인인권 보호예산이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taein@seoul.co.kr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7) 노인을 돌보는 사회(일본)
[서울신문 2005-08-30 09:03]
[서울신문]
일본은 우리와 같은 유교국가이면서도 노인인권 보호면에서 가족의 역할과 함께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지역사회(커뮤니티)의 역할이 크다. 한국사회는 가족단위의 책임이 아직은 무겁다. 일본에선 활발한 개인·단체의 자원봉사도 노인인권 보호에서 중요하다. 개인·커뮤니티가 책임을 분담한 상호부조가 잘 발달되어 인권사각 지대의 노인을 최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도쿄 이춘규특파원|도쿄 도심에서 전차와 버스를 이용하면 2시간정도 걸리는 도쿄 서북쪽 외곽 히가시무라야마시의 평화로운 숲속에 52년 역사의 도쿄도립 ‘히가시무라야마노인홈’이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다.8월 중순 두차례 방문했을 때마다 평화롭게 산책하거나 운동을 하면서 소일하는 노인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저소득 외로운 노인들의 피난처
하지만 평화로움 뒤에 숨겨진 입소 노인들의 사연은 안타까웠다.29일 현재 800명 가까운 노인들이 이 노인홈에 입소해 상처받은 영혼을 달래며 생활하고 있다. 도쿄도내에 거주하는 생활이 어려운 65세 이상(이하도 있음)의 노인 가운데 병약해서 가족의 보호를 못받거나, 학대를 받는 노인, 며느리와 불화를 겪고 있는 노인 등을 정해진 기준에 따라 입소시키고 있다.
노인홈에는 70∼80대 노인들이 가장 많고,90세 이상도 60명이 넘는다.60대 초반도 일부 있다. 입소기간은 5년이상 10년 미만이 300명 가깝게 가장 많고,30년이상 입소자도 있다. 입소자는 반 가까이가 연간 1∼17만엔의 실비만 내고 있고, 사정에 따라 연간 100만엔 안팎을 내기도 한다. 매년 30명 정도는 이 곳에서 숨져 나간다고 한다.
도쿄도내에만 이처럼 저소득층 노인들을 위한 노인홈이 33개소 있다. 또 집에서 치료가 어려운 중증환자노인을 위한 ‘특별양호노인홈’이 346개소 있고, 정원은 3만 948명이다. 도쿄도와 개인이 분담하는 ‘경비용노인홈’이 25곳이고, 월 20만엔 안팎인 사설 유료노인홈도 153개소가 있다. 경제상황에 따라 입소시설이 매우 다양하다.
히가시무라야마노인홈의 고바야시 요지오 소장은 “원하는 분 모두를 수용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지만, 대기자는 극히 적은 편이다. 돈이 없어 유료시설로 가지 못하는 분들이 이 곳에 온다.”고 설명했다. 물론 입소대상이 되지만 시설에 들어오지 않고, 지역사회에 계속 머무는 노인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가정사가 불행한 노인홈입소자들은 상대방의 과거는 묻지 않는다고 한다. 가벼운 농사일 등의 노동을 통해서 체력을 단련하고 과거를 잊는다고 한다. 이들에게 지자체와 시민단체 등 커뮤니티는 아주 소중한 울타리이다.
입소 만 1년이 지난 가네코 지에(여·65)는 지난 1년이 매우 행복하다고 술회한다. 매일 밭에서 일하고, 잔디를 깎는 등의 생활이다. 최근에는 건강체조도 시작해 일주일에 두 번 운동한다. 하지만 사연을 얘기할 때는 몇 차례나 눈물을 훔쳤다. 젊은 시절부터 겪었던 남편의 가정폭력 때문에 그녀는 입소했다. 입소직전까지 폭력은 계속됐고,37살에 딸을 결혼시키면서 노인홈을 찾았다.
●자원봉사자들, 노인인권의 보배다
이 노인홈은 도쿄도 직원과 건강한 입소자들의 노동은 물론 자원봉사자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후미다케 야스코 양호1과장이 소개한다. 노인홈에는 공식적인 ‘자원봉사센터’나 개인적인 차원의 자원봉사가 활발하다.
지난해 이 노인홈에서는 유치원생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연 157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활동, 운영비를 크게 줄였다. 다도나 민요춤 등 클럽활동에 참석해 노인들을 지도하기도 한다. 소풍이나 포도따기, 운동회, 신년인사회 때는 물론이고 책읽어주기, 운동지도, 말상대나 외출보조 등 하는 일이 폭 넓다.
건강체조를 보조하는 이지마 가즈히코(77)는 6월부터 매주 2회, 월요일과 목요일 봉사를 하고 있다. 자원봉사센터에 등록은 하지 않고 지인의 소개를 받았다. 노인홈 인근에서 연금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입소자보다 더 자신이 즐겁게 활동한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에게 책을 읽어주는 자원봉사를 하는 사와자키 이치로(79)는 1주에 하루 1시간 30분정도씩 맹인입소자에게 책을 읽어준다.12년전 은퇴, 정신적인 만족을 위해 10년 전부터 자원봉사네트워크를 통해 자원봉사에 나섰다.
●거품붕괴 뒤 늘어나는 개인부담
현재 일본의 경제적 취약노인들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자원봉사단체와 개인들이 돌보고 있지만 건강하고 풍족한 노인의 복지는 개인이 책임진다. 특히 “91년 거품붕괴 뒤 개인책임이 늘어났다.”는 것이 스즈키(54)의 소개다. 오는 10월부터 중증환자노인입원시설인 특별양호노인홈 등의 입소자들은 식비, 주거비 등이 개인부담으로 변해 월 3만엔정도씩 늘어난다. 노인복지에도 장기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운 것이다. 특히 올해말로 일본 국가채무가 770여조엔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노인인권 보호예산이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tae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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