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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되지 않은 고령화 ‘노인들을 죽음으로 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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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11-30 00:00 조회 1,40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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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티어타임스 이수경기자)=우리나라 노인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1위로 밝혀져 위기에 놓은 노인들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지금 한국의 노인들은 자녀와 사회, 그리고 국가로부터 소외당하고 있다. 그 속에서 노인들은 병의 고통을 견딜 수 없어서,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서, 가난한 노후가 지긋지긋해서 자살을 선택하고 있다.

2003년 한 해 동안 스스로 목숨을 끊은 65세 이상 노인이 2760명으로, 같은 연령대 10만 명당 71명 꼴로, 이 수치는 미국이나 호주(10만 명당 10명대)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자살률이 비교적 높은 일본(10만 명당 32명)에 비해서도 2배 이상 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자식들에게 버림받거나 학대받는 노인이 늘고 있으며 자살 증가율 또한 10여 년 전에 비해 4배 이상으로 세계 최고다.

큰사랑 호스피스 이상일 대표는 “급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다 보니 노후에 대한 개인적인 준비나 사회적 인프라가 미약하다"며 “노인 자살이 늘어난 것은 준비되지 않은 고령화가 낳은 가난과 질병, 외로움의 고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인 자살율이 계속 증가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대게 노인들의 경우 배우자와 친지와의 사별, 경제적 어려움, 가정 불화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 작용해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배우자와 사별한 경우 6개월 내 자살위험도가 가장 높으며, 경제 사회적 요인보단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경우 위험도가 높은데, 흔히 우울증은 신체 질환에 가려 가족들이 인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전문가들은 “일반 성인의 경우 우울증 비율이 7% 내외인데 반해 노인은 20~25%에 이른다"며 “우울증의 경우 빨리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상담치료 지원제도와 노후요양보험제도 도입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노인자살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당장 아무런 사회제도가 준비되어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핵가족화가 가속화되고 호주제도가 널리 퍼져있는 지금 노인들도 자식들도 모두 지쳐 있는 상태이며, 정부는 아무런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계속되는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불안으로 가족 안정망조차 해체되어 그 부담이 고스란히 노인들에게 옮겨가고, 그 노인들을 보듬을 사회제도가 전무한 상황에서 ‘자살을 권하는 사회’가 돼가고 있는 것이다.

전수진 사회복지사는 “노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지만 사실 우리사회가 이들을 자살로 내몬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들에게 필요한 생활비와 병원비, 일거리, 즐길 거리를 우리 복지제도가 제대로 담당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후 복지는 개인도 물론 준비해야 하지만 지역 사회와 국가가 함께 감당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먼저 노인 일자리나 복지 시설 확충 등 종합 대책이 마련되어야 하며 노인자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사회적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seoulwater63@bcline.com 프런티어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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