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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한국의노인들 - 자살대책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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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11-30 00:00 조회 1,32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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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절망감에 극단 선택… 정부는 뒷짐
최근 20년 새 자살률 18.4%p 늘어
소외감서 오는 우울증이 가장 큰 원인

슬하에 3남1녀를 둔 지모(75·여·서울도봉구)씨는 아들 모두가 가정 형편이 넉넉지 않은 데다 며느리들과의 갈등 때문에 식당을 운영하는 딸 집에서 사위와 함께 10여년을 살아왔다. 경기 불황으로 식당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씨는 지난해 12월 중풍으로 쓰러졌다. 정씨는 거동이 불편한 자신을 위해 딸이 식당 일을 접다시피 하고 병실을 지키자 딸 내외에게 낯을 들 수 없었다. 병세가 호전돼 퇴원했지만 신경통이 악화돼 또다시 입원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짐이 될 것을 걱정하며 우울해하던 지씨는 결국 지난달 24일 동네 교회 주차장에서 극약을 마시고 숨진 채 발견됐다.
한국 사회가 2000년 고령화사회(65세 이상 인구비율 7% 이상)로 접어들면서 노인 자살이 매년 급격한 증가세를 보여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인들의 가정·사회·경제적 소외감과 신체적 퇴화에 따른 우울증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지만, 정부는 정확한 노인 자살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자살 중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조사가 시작된 1983년 6.8%에서 ▲1990년 9.8% ▲2000년 18% ▲2003년 25.2%로 20년 만에 18.4%포인트 늘었다.

특히 노인 인구 10만명당 자살자는 1983년 13.3명에서 꾸준히 늘어 1998년 30명(37.7명)을 넘어선 이후 ▲2001년 40.5명 ▲2002년 53.6명 ▲2003년 69.4명으로 최근 급격히 증가했다. 이는 전체 자살자(1983년 7.8명에서 2003년 22.8명)보다 더 빠른 증가세다.

〈표 참조〉

1983년 대비 2003년의 인구 10만명당 연령대별자살자를 보면 65∼69세는13.5명에서 54.8명, 70∼74세는 15.8명에서 55.1명, 75∼79세는 14.8명에서 86.6명, 80세 이상은 13.1명에서 118.5명으로 집계돼 고령일수록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여러 가지 복합적 요인들이 우울증을 일으켜 무력감과 절망에 빠져든 노인들이 문제 해결 방법으로 자살을 선택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호서대 사회복지학과 김형수 교수는 노인의 우울증 유발 요인으로 ▲직업역할의 상실로 인한 자기존중감 감소와 권력·명예·미래에 대한 안정감의 위협 ▲노화와 건강약화에 따른 신체적·정신적 능력장애와 만성질환 ▲각종 장애에 따른 사회관계와 사회참여의 축소로 인한 고립감 ▲배우자 상실로 인한 고독감 ▲노후의 경제적 불안정과 가족관계의 불화 등을 꼽았다.

대한노인정신의학회 우울증 전문의 조경현 박사는 “노인 우울증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아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은 물론이고 본인도 인식하기가 어려워 실제 우울증을 겪고 있어도 모른 채 방치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우울증이 악화된 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부 기획취재팀

ship6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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