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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받는 노인들, 외로워 더 서러운 ‘병든 황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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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11-30 00:00 조회 1,45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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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마산시 양덕동에 거주하는 박모씨(78). 벌써 7년째 2평 남짓한 방에서 반신불수 상태로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아들 둘과 딸 하나를 모두 대학에 보내고 출가까지 시켰지만 박씨가 중풍에 걸려 한쪽 팔과 다리를 못쓰게 된 뒤로는 전화 연락조차 끊겼다.

박씨는 자식이 있어 기초생활보호대상자로도 선정되지 못하고 있다. 폐품과 휴지를 판 돈 10만여원으로 매달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박씨는 “차라리 자식이 없는 게 낫다”고 하소연한다.

노인들이 ‘세상 밖’으로 내몰리고 있다. 굶주리고 헐벗던 1960년대와 70년대, 자식들을 먹이고 가르치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노인들이 이제는 자식들로부터 버림받고 국가와 사회로부터도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4백만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10%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정부 예산은 고작 0.3%에 불과하다. 노인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일자리 대책도 막연하다.

65세 이상 노인들의 취업률과 임금 수준 등 노인 일자리와 관련된 공식적인 자료조차 없는 실정이다. 정부가 노인들을 위해 제공하는 일자리도 환경지킴이나 공원관리인 등 사회부조 성격의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특히 이런 위기에 몰려 있는 노인들에게 더 큰 고통은 말년에 찾아오는 치매와 중풍이다. 국내 노인의 8.3%에 이르는 36만여명이 이미 치매를 앓고 있고, 중풍 환자도 크게 늘어 매년 3만여명의 노인이 이 질환으로 사망하고 있다.

노인성 치매 환자는 2010년 43만4천명, 2020년에는 61만9천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올 1월 현재 국내에는 무료 요양시설 131개, 무료 전문요양시설 108개, 실비 요양시설 43개 등 모두 282개 시설에서 2만여명의 환자만이 요양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요양시설에 입소하지 못한 나머지 치매 노인들은 가족들로부터 구박과 학대를 받으며 ‘천덕꾸러기’ 취급을 당하고 있다.

노인에 대한 학대는 더 심각하다. 2002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노인 1,34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7.8%가 자식과 가족으로부터의 학대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보건사회연구원 김승권 박사는 “경로연금 등을 확대하고 국가가 치매나 중풍을 치료·간병해주는 노인요양보장제도를 조속히 실시하는 등 노인을 위한 사회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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