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뉴스 < 세계의 노인복지 ①-스웨덴 > 치매주거부터 성생활까지⋯ 필요한 것은 당당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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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3-09-25 12:53 조회 661회 댓글 0건본문
입력 2023-09-21 08:00 수정 2023-09-21 08:00
[아시아타임즈=최율소 기자] 스웨덴은 최고의 복지 선진국 중 하나다. 특히 노인복지는 민간과 공공에 걸쳐 촘촘하고 세밀하게 구축되어 있다.
스웨덴은 총인구 대비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0%를 넘어 국제연합(UN) 기준으로 고령사회에 해당한다. 글로벌이코노미에 따르면 스웨덴 노인 인구는 2022년 기준 전체 인구 대비 20.25%이며 196개국 중 25위로 꽤 높은 순위에 위치해 있다.
노인 인구가 많은 만큼 노인복지분야에 책정된 예산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2022년 기준 스웨덴의 공공 사회복지 지출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23.7%다. 전체 지출에서 노인 영역 지출은 34.9%다.
같은 시기 우리나라 공공 사회복지 지출이 GDP 대비 14.8%, 전체 지출에서 노인 영역 지출이 25% 정도인 것과 확연하게 대비된다.
이렇게 막대한 예산이 어디에 쓰이는 것일까? 노인복지분야에서 꾸준히 문제가 제기된 부문 중에서 세 가지를 골라 알아봤다.
스웨덴의 노인복지, 거시적 관점에서는 우리나라와 비슷
복지선진국 스웨덴과 우리나라의 차이는 거시적인 복지 체계에서 크게 다를 바가 없으나 민간 영역에서 좀 더 섬세하게 운영된다. 노인의 건강한 성생활을 장려하는 린드가든, 이케아와 협업해 치매노인에게 세부적인 인테리어까지 맞춘 치매노인주거단지 등이 그것이다.
퇴직연금 시스템을 운영하고 식사와 교통, 의료 등을 지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재가요양보호사라고 부르는 ‘홈헬프’ 시스템도 있다.
우리나라의 복지시설에서 식사를 제공하듯, 스웨덴에서도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각 가정에 즉석으로 조리된 식사를 배달한다.
시설에 입소하지 않고 자기 소유 주택에 거주하고 싶어하는 노인을 위해 활동을 보조하는 인력을 파견하기도 한다.
이동의 어려움을 겪는 노인을 대상으로 특수 개조 차량을 이용한 운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질병을 예방하고, 집안 전구 교체 같은 비교적 사소한 문제부터 문화 활동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일상의 전 분야에 걸쳐 생활을 지원한다.
'디지털소외' 인식하는 스웨덴과 우리나라의 차이
‘디지털 소외’는 디지털 기술이 보편화된 현재 사회에서 디지털 기술을 능숙하게 사용하지 못해 기술의 수혜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기는 현상을 일컫는다.
디지털 소외가 사회복지 분야에서 논의된 것은 이미 몇 년 전의 일이다. 패스트푸드점의 무인판매시스템(KIOSK·키오스크) 앞에 서서 한참을 헤매다 결국 주문하지 못하고 가게를 나섰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는 이제 흔하다 못해 뻔한 일화가 됐다.
요즘 우리가 사는 세상은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디지털 기술이 널리 퍼져있다. 식당이나 마트 뿐만 아니라 교통, 의료, 금융, 행정 등 모든 분야에 디지털이 적용돼 있다.
2023년 현재 우리나라는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인종합복지관 등에서 참여를 희망하는 노인을 상대로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행정구역에 따라 키오스크 체험존을 설치·운영해 마트, 커피숍, 패스트푸드, 은행, 병원, 행정시설 등 디지털 격차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서 키오스크를 체험하고 기능을 익힐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렇다면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복지선진국 스웨덴의 대응은 우리와 어떻게 다를까?
우선 스웨덴은 문제를 인식하는 방향이 우리나라와 약간 다르다. 스웨덴 남부에 위치한 외레브로대학교에서는 기술 발전이 노인을 디지털 배제의 위험에 점점 더 노출시킨다며 디지털화 과정에서 사회가 노인을 배제하는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소피아 알렉스오플루 외레브로대학교 정치학 박사는 “오늘날 디지털화는 우리 삶의 점점 더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노인들이 디지털 배제 위험에 처해 있다는 사실은 복지 문제이며 정책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스웨덴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노인 돌봄을 담당한다. 비단 스웨덴 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들이 이러한 체계를 갖추고 있을 것이다.
소피아 박사는 “노인들이 디지털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자치단체가 아니라 가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웨덴 노인들은 매우 독립적이고 자부심이 강해 가족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꺼린다. 이에 스웨덴은 자녀나 손주에게 소액의 수당을 제공해 자신의 기술을 노인 가족과 공유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노인의 성생활은 꺼릴 것이 아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조금씩 노인의 성(性)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는 듯하다. 서구사회에서는 이러한 논의가 시작된지 시간이 조금 지났으나 여전히 활성화되지는 않았다.
스웨덴은 노인복지의 선구자답게 노인의 성생활을 장려하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이들의 건강한 성생활을 돕는다.
스웨덴 남부 브로비 마을에 위치한 노인거주시설 ‘린드가든’에서는 거주자 56명이 건강한 성생활을 영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리셀로트 클랑 린드가든 이사는 “성은 단순히 육체적 관계에 관한 것이 아니라 친밀감에 관한 것이다. 우리 시설의 목표는 거주시설에 입주하더라도 개인이 개인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시설은 거주자에게 성생활 가이드북을 배포해 노인의 성생활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건강한 성생활을 영위할 것을 권장한다. 또, ‘방해하지 마세요(Do Not Disturb)’ 표시, 크림 등 각종 성생활 도구가 담긴 ‘즐거움 바구니’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린드가든 거주자들은 건강한 성을 누리며 성과 관련된 문제나 필요가 있을 경우 간병인에게 쉽게 의논한다.
스웨덴의 노인복지 핵심 '주거'
현재 우리나라의 ‘주거정책’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청년과 신혼부부일 것이다. 우리 정부는 노인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인복지주택’을 공급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주거정책은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집중되어 있는 현실이다. 이 경우 노인이 주거정책에서 배제되기 십상이라는 단점도 있지만, 주거단지 별로 세대가 분리된다는 부작용도 있다.
스웨덴에도 우리나라처럼 노인을 대상으로 주거를 지원하는 정책이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세대통합과 디지털소외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도 함께 해결한다는 점이다.
스웨덴은 노인 분야 뿐 아니라 이주민 관련해서도 다양한 복지 정책을 펼친다. 스웨덴 정부는 노인과 이주 청소년이 주거단지의 일부분을 함께 공유하는 공간을 조성함으로써 노인복지와 이주청소년 문제, 세대갈등 문제와 디지털격차 등을 한데 녹여 해소했다.
주거단지에 노인과 이주청소년이 함께 살아가면 노인은 보호자가 필요한 이주청소년을 돕고, 이주청소년은 디지털 사용법을 알려주거나 마트에서 대신 장을 봐주는 등의 방법으로 노인을 돕는다.
이로 인해 주로 뉴스 등을 통해 이주 청소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던 스웨덴 노인들의 인식 변화도 함께 이루어졌다.
스웨덴에서 탄생한 세계 최대 가구업체 이케아는 치매노인주택 개선을 도왔다. 이케아는 이 사업에서 위험 요소인 욕실 거울을 제거하고, 디지털화된 주방 가전 제품들에 구식 손잡이를 다는 등 치매노인에게 맞춰진 인테리어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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