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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뉴스 < 르포 > 치매노인들의 ‘특별한 다방’…“주문 틀려도 이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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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3-08-14 10:34 조회 60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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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8-13 19:04:25   

은평구 치매안심센터 ‘반갑다방’ 운영 

경도치매 앓는 어르신들 매장 운영 
주 3일 운영에 모든 음료 무료 제공
“카페서 일하니 기억력도 좋아져요”

서초 치매타운 등 지자체 대책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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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 치매안심센터 2층에 마련된 카페 '반갑다방'. /사진: 서용원기자 anton@


[대한경제=서용원 기자] “안녕하세요. 뭐 드시겠어요?”
지난 8일 서울 은평구 치매안심센터 2층에 마련된 5평 남짓한 공간에 들어서자 흰색 식탁 5개가 이어져 10명 남짓한 손님이 앉을 수 있는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시선의 끝에는 계산대 뒤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김무웅(80)씨가 보였다. 그는 큰 소리로 인사하며 “이름을 적고 마시고 싶으신 것을 말씀해달라”고 말했다.
카운터에 마련된 종이에 간단한 인적사항을 적고 원두커피를 주문하자 김씨는 “차가운 거죠?”라고 말한 뒤 능숙하게 커피를 준비했다. 일반 카페와 다를 바 없는 이곳의 이름은 ‘반갑다방’.
그런데 이곳만의 독특한 특징이 눈길을 끈다. 먼저, 이 카페의 모든 음료가 무료다. 음료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과자도 제공된다.
다만, 이 카페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독특한 규칙을 따라야 한다. 자신이 주문한 음료는 직접 카운터에서 가져가야 하며, 음료가 잘못 나오거나 늦게 나와도 항의를 하지 말아야 한다. 카페 카운터에는 ‘주문이 틀려도, 음료가 조금 늦게 나와도 이해해주세요’라는 글이 적힌 안내문이 있다.
반갑다방만의 독특한 규칙이 있는 이유는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치매환자’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은평구 치매안심센터가 치매환자를 위해 운영하고 있다. 카페는 월ㆍ화ㆍ수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연다.
이날 김씨와 함께 카페 일을 하던 오창옥(72)씨는 “은평구가 치매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걷기대회에서 내가 1등을 했다”며 “내가 제일 건강하니 (센터에서) 나한테 카페 봐달라고 해서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무웅씨와 오창옥씨는 부부 사이이며 둘 다 경도치매를 앓고 있다. 카페 일은 오씨가 먼저 시작했는데, 매번 귀갓길을 잃어버리는 탓에 김씨가 함께하기로 했다. 둘은 매주 월ㆍ화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일한다. 급여가 없는 순수 자원봉사다.

김씨는 “집에 있으면 TV만 보는데, 이 일을 하니까 잡념도 없어지고 너무 좋다”고 말했다.

오씨는 “카페 일을 한 후부터 기억력이 더 좋아졌다”며 “쉬는 것보다 여기 나와서 일하는 게 더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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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맞대고 있는 김무웅(왼쪽)씨와 오창옥 씨. 부부사이인 둘은 서로 의지하며 치매를 이겨내고 있다. /사진: 서용원기자 

중앙치매센터의 ‘대한민국 치매현황 2022’에 따르면 65세 이상 ‘치매상병자’(의료기관에서 치매 진단이나 치매 진료를 1회 이상 받은 사람)는 2021년 기준 89만2002명으로 같은 해 노인인구 857만7830명의 10.4%에 달했다.
특히, 65세 이상 치매환자는 △2017년 71만명 △2018년 75만명 △2019년 79만명 △2020년 84만명으로 매해 평균 4만5000여명씩 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10명 중 1명이 치매환자로 집계되는 등 치매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들이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는 2027년 준공을 목표로 선진형 시스템을 도입한 전국 최대 규모 공공요양시설 ‘서초형 복합복지타운’을 신원동 일대에 건립할 계획이다. 연면적 2만7892㎡,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로 조성될 이곳에서는 어르신 건강 유지를 위한 의료서비스와 더불어 치매특화프로그램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노원구는 전국 최초로 민간 카페와 협약해 초로기치매(65세 미만 치매 진단자) 환자가 카페에서 컵 정리와 주문받기 등 역할을 하도록 하는 사업을 다음달 시행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강남구는 치매 환자가 가정에서 의사와 비대면 상담을 할 수 있는 ‘찾아가는 방방곡곡 스마트 명의’를 지난달부터 운영하고 있다.
충남 서천군은 신체적인 이유 등으로 치매안심센터에 방문하지 못하는 치매 어르신들이 집에서도 뇌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텔레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작업치료사들이 어르신에게 전화를 걸어 두뇌건강놀이책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식이다.
경남 창녕군과 강원 양양군은 치매 치료 관리비 지원 사업을 하고 있고 경기 평택은 ‘찾아가는 치매조기검진사업’을 올해 10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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