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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 기자 발언대 > 균등한 복지- 김영현(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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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3-08-08 10:08 조회 61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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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 2023-08-07 19:23:34

  • ‘차별이 있어 고르지 아니함’. 불평등의 사전적 정의다. 사회 전반에서 개인 또는 집단 간 자원, 기회, 소득 등 삶을 영위함에 있어 중요한 요소들의 불평등한 분배. 이러한 불평등은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환경 속에서 나타나고 있다. 안타깝게도 이런 불평등은 더위에 취약한 폭염 취약계층에서도 만연하게 일어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서 지난 5월 20일부터 지난 5일까지 집계한 올해 온열질환자는 총 1719명으로, 전체 온열질환자 중 30%가 65세 이상 노인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폭염 재난에 경남지역 각 시군은 정부의 지침에 따라 노인시설·복지회관·마을회관·관공서 등의 시설을 지정해 실내 무더위 쉼터 6478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무더위 쉼터 운영지침을 보면 폭염에 취약한 노인과 거동이 불편하거나 신체가 허약한 사람이 이용 대상으로 분류돼 있다. 또 폭염에 취약한 사람이 자주 이용할 수 있고, 쉽게 접근 가능한 시설로 지정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운영지침에 나오듯 쉼터는 폭염에 취약한 이들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기자가 눈으로 지켜본 폭염 취약계층이 겪고 있는 상황은 지침과는 괴리감이 컸다. 지난 1일 ‘따뜻한 사회를 꿈꾸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봉사단체로부터 창원시에서 폭염에 취약한 달동네 한 곳을 소개받아 방문했다. 주민 대다수는 70~80세 이상의 노인들이었다. 이들이 더위를 나는 방법은 오래 전 폐업한 슈퍼 평상에 앉아 부채질을 하는 게 전부였다. 더군다나 어르신들 대부분은 몸이 불편한 데다, 달동네 특유의 가파른 비탈길로 걸어 오르내려야 하는 무더위 쉼터는 이들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한 어르신은 냉방비 부담에 에어컨을 틀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이 정도는 양호한 편이다. 동네 주민 대다수는 집에 에어컨조차 없는 실정이다. 누군가에게 더위는 단순한 불편이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생과 사를 오가는 갈림길이 될 수도 있다. 한평생 이곳 동네에서 살았다는 한 어르신은 “고마 죽어삐는 게 낫지”라는 말을 습관처럼 내뱉었다. 비단 이번 여름철 폭염만이 어르신의 삶의 무게를 짓눌린 것은 아닐 테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커다란 부귀영화 같은 게 아니다. 그저 집 근처에 경로당 하나만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올해도 이미 폭염으로 인해 20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불평등은 폭염 취약계층 안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특혜가 아니라 균등한 복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김영현(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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