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 윤터뷰 > 치매환자의 가족으로 살아가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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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3-08-31 09:52 조회 592회 댓글 0건본문
- 입력 2023.08.31 00:00
그래서 환자와 가족에게 가장 큰 고통을 주는 질병 1위로 치매가 꼽혔다는 설문조사가 있을 정도다.
한양대 의대와 대한치매학회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국내 치매 환자 가족 중 절반 이상은 하루 평균 7시간 이상 간병에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깨어 있는 시간의 상당 부분을 치매 환자 간병에 할애하다 보면 일상생활이 제대로 될 리 없다. 다니던 직장도 그만둬야 한다. 실제 치매 환자 가족의 절반 이상이 환자를 돌보느라 직장을 그만뒀다고 답했다. 하지만 직장을 그만둔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집에서 간병하는데 한계를 느낀 가족들은 결국 시설로 눈을 돌린다. 노인복지시설 입소자 수가 지난 2017년 21만여 명이었다가 매년 증가해 5년 만인 2022년에 32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치매 환자 중에는 고령자가 많아서 이들을 돌보는 가족들은 대부분 40~50대다. 환자를 돌보느라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 못해 간병하는 식구도 질병을 얻어 환자로 전락할 확률이 매우 높다.
돌보는 가족을 가장 괴롭히는 증상은 망상이다.
김건하 양천구 치매안심센터장 겸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
"물건이 없어졌는데 며느리가 훔쳐갔다고 의심을 하셔서 며느리가 내 걸 다 가져간다고 얘기하신다거나 혹은 '부정망상'이라고 해서, 배우자가 잠깐 나갔다 왔는데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다른 남자,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다고, 심지어 아들도 못 알아보고 부인이 자신의 아들과 바람났다고 의심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부정적 망상은 폭력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래서 환자 가족들의 고통이 큰 것이다.
또 식구들을 못 알아보는 데 그치지 않고 본인조차 못 알아보는 경우마저 생긴다. 거울에 비친 본인 모습을 다른 사람으로 오인해서 집에 다른 사람이 들어왔다고 소리치기도 한다. 누군가가 자신을 보고 욕설을 한다고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김건하 양천구 치매안심센터장 겸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
"그런 경우는 사실 거울을 치워주는 것만으로도 치료가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시면 의사랑 상담을 해주시면, 환경적인 방법 그리고 약물적인 방법으로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치매는 고칠 수 없는 병인가? 안타깝지만 현재의 의학으로는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이다. 다만 망상 증상을 줄여 폭력적 행동을 완화시키도록 하는 것은 가능하다. 또 치매의 진행 속도를 다소 늦추는 것도 가능하다. 약물 치료를 통해서다. 그래서 치매가 의심되면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의사와의 상담을 거쳐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을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건하 양천구 치매안심센터장 겸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
"일부 공격적인 행동과 망상 증상을 조금 줄일 수 있는 약물이 있는데요. 기본적으로는 약간 완화시켜 주는 것이기 때문에 약을 쓰더라도 증상이 있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의심하는 며느리를 안 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수가 있습니다"
부모님이 치매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자식들은 충격을 받게 마련이다. 한평생 자식 키우느라 고생하신 어머니, 아버지가 어느 날 기억력이 흐려지고 자식도 못 알아보고, 밖에 나가서 배회하다가 길을 잃고,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모습과 마주할 생각을 하면 아찔해질 것이다.
김건하 양천구 치매안심센터장 겸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
"처음에 치매라는 진단명을 듣는 순간 걱정을 많이 하시고요. 이제 어떻게 해야 되느냐, 그리고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질문은 약을 먹으면 좋아질 수 있느냐를 먼저 물어보세요. 사실은 치매에 완전한 치료약이 있지는 않기 때문에 약을 드셔도 계속 증상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씀드리면, 이제 정말 누가 간병을 해야 하는지, 혼자 계셔도 되는지, 하던 일을 계속해도 되는지에 질문하시고, 걱정하시게 됩니다"
자식들이 인식해야 할 것은 부모님이 어느 날 치매에 걸려 포악해지더라도, 그것이 뇌가 망가지면서 생기는 변화지, 고의적인 행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환자는 의사에게 치료를 맡겨야 하듯, 의사와의 상담이 중요하다. 많은 치매환자를 접해보고 치료해 본 경험 있는 의사들이 그나마 적은 고통으로 치매환자와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줄 것이다.
이제 치매환자와 살아가는 법을 알아보자.
첫째, 칭찬을 많이 하라.
치매 환자가 저지르는 실수를 찾아내서 지적을 하면 안 된다. 기억력이 흐려져 홍길동이라는 사람 이름을 홍감찬이라고 기억할 때, 그 사람은 홍감찬이 아니라 홍길동이라고 꾸짖듯 바로잡아주면 환자가 반발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대화를 거부하게 된다. 그럼 소통이 중단되어 버린다. 때문에 그래도 "홍 씨는 기억을 했네"라고 칭찬을 해주라는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듯 치매환자도 긍정적으로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
둘째, 단순화하라.
일단 환경을 단순화해야 한다. 치매 환자가 거주하는 집안 환경을 최대한 단순화하는 게 필요하다.
김건하 양천구 치매안심센터장 겸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
"치매 환자분들 중에 벽지가 얼룩덜룩하면 밤에 주무시다가 뭔가 벽에 벌레가 지나간다고 말씀하시는 증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가급적 벽이나 장판도 무늬 없는 단순한 색깔로 깔끔하게 하시는 것을 권유드립니다"
집안 환경의 단순화와 더불어 대화도 단순화하는 게 좋다.
김건하 양천구 치매안심센터장 겸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
"엄마, 우리 집에 올 때 2번 버스는 타지 말고 1번 버스를 타, 이렇게 얘기를 하면 내 입장에서는 다 얘기를 해준 거예요. 2번 버스 타지 말라는 얘기도 해줬고 1번 버스 타라는 얘기도 해줬는데 이건 사실 두 가지 얘기를 한꺼번에 하게 된 겁니다. 이런 경우에 환자들은 열에 아홉은 2번 버스를 탑니다. 그래서 2번 버스를 타지 말라는 얘기는 불필요한 거죠. 그냥 엄마, 우리 집에 올 때는 1번 버스만 타!라고 얘기하고 단순하게 기억하게 해 주시는 게 환자분들 입장에서는 일상생활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부모님이 치매에 걸리면 누가 돌볼 것인가. 자식이 여럿이라면 돌아가면서 돌볼 것인가, 어떤 한 사람이 총대를 멜 것인가. 형제자매들 간에 논의가 필요하다. 이른바 돌봄 분배의 문제다.
치매 환자 돌봄이란 게 상당한 고통을 수반하는 것이므로 형제자매가 균등하게 돌아가며 맡는 게 좋다고 생각하겠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환경과 상대하는 사람이 바뀌는 것은 환자를 긴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환자가 가장 익숙한 사람과 환경에서 지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식구 중에서도 치매 환자와 가장 익숙한 사람이 돌봄을 맡는 게 좋다는 얘기다.
그러나 치매 환자를 특정한 한 사람이 도맡아 간병하는 것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매우 힘든 일임에 틀림없다. 때문에 주 돌봄 임무를 맡은 가족이 정기적로 쉴 수 있도록 나머지 가족이 배려해야 한다.
이번에는 치매 환자를 둘러싼 법적 다툼에 대해 알아보자.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상태에서 부동산 계약을 하거나 물건 매매 계약을 하는 것은 나중에 다툼을 초래할 수 있다. 유산 상속 문제도 마찬가지다.
윤경민 보도국장
"치매를 앓고 계시는 분들의 유산 상속과 관련해 자식들 간에 다툼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사례가 있습니까?"
함철성 변호사
"치매 진단을 받고 치료받고 있던 누나를 남동생이 조카 몰래 데리고 가서 본인에게 위임장을 작성하고 누나가 소유하고 있는 상가 건물을 제3자에게 매각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 경우 법원에서는 그 누나가 위임장을 작성할 당시에 의사능력이 없었다고 판단을 해서 매매계약은 무효라고 판시한 사례가 있습니다"
법률행위는 원칙적으로 의사능력이 인정되어야 효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치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치매 환자의 가족들은 법원의 성년후견 제도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함철성 변호사
"성년후견은 질병, 장애, 노령 그 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없는 성인에 대해서 본인, 배우자, 사촌 이내의 친족 등의 청구에 따라 가정법원의 결정으로 후견인을 선임하고 후견인에게 치매 환자를 돌보는 역할을 맡기는 제도입니다"
치매환자를 특정 시설에 맡겼는데 학대를 당했다는 뉴스도 가끔 접한다. 믿고 맡겼는데, 온전한 정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시설 직원들로부터 폭언, 폭행을 당하는 등 학대를 당하는 끔찍한 일이 실제로 발생한다. 그래서 시설에 맡기는 걸 꺼리는 가족도 많다.
윤경민 보도국장
"시설에서 치매 환자의 손발을 묶어 놓았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만 가족 입장에서 사전에 학대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함철성 변호사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요양시설의 외부인 출입이 통제되면서 노인 학대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기도 했는데요, 피해를 당하는 노인 입장에서는 본인의 피해를 호소할 만한 능력이 없고 또 보호자들 입장에서는 괜히 시설에 밉보일까 봐 신고를 주저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국회가 요양원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을 제정했습니다"
이 법은 2023년 6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허점도 있다. 의료법 적용을 받는 전체 병상 수 40% 가까이를 소유한 요양병원은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게 된 것이다. 요양원 등 노인요양시설의 경우 현관, 치료실, 식당 등의 공용시설은 물론이고 개인정보 침해가 이뤄질 수 있는 침실도 입원 환자와 보호자 전원의 동의 아래 CCTV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한 데 반해 요양병원은 예외여서 반쪽짜리 해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가족 중에 치매 의심 환자가 생기면 우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정확한 상태 파악이 치료의 지름길이다. 의사와 충분한 상의를 거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같은 처지에 놓인 가족들과의 교류도 필요하다. 관련 정보도 교환하고 정신적 어려움을 나누는 좋은 교류의 장이 될 수 있다. 또한 치매환자 돌보는 방법, 치매환자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관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각 지역에 있는 치매안심센터에서 제공하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찾아보고 본인의 실정에 맞는 서비스를 이용하자.
출처 : LG헬로비전(http://news.lghellovisi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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