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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서울 전체가 노 시니어 존"...갈 곳 없는 '건강한 어르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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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3-09-11 10:22 조회 60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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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9월 11일 05시 41분 


[앵커]
내년이면 한국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천만 명을 넘어가는 나라가 됩니다. 


의료 기술의 발달로 건강한 황혼기를 맞았는데도, 정작 어르신들은 할 게 없고, 마음 편히 있을 공간조차 많지 않다고 하소연하는데요,

강민경 기자가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듣고 왔습니다.

[기자]
평일 이른 아침인데도 매표소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이 영화관의 푯값은 단돈 2천 원.

추억의 옛날 영화를 상영하는 데다, 일주일에 한 번은 어르신 맞춤형 놀이 프로그램도 진행해서 인기가 많습니다.

"요즘 고민이 있으세요? 나도 소화가 안 된다! 공감하시는 분들만 박수 한 번 쳐볼게요." 


매주 서너 번씩, 편도 1시간 반 거리를 지하철을 타고 꼬박꼬박 찾아오기도 합니다.

이유를 묻자 씁쓸한 답이 돌아옵니다.

[최병인 / 90세·경기도 수원시 : 할 게 없어, 나이 먹어서. 노래하고 춤추고 그러니까 보기 좋잖아. 그러니까 수원에서 여기까지 오지.]

올해 기준 65살 이상 노인은 950만 명,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18% 이상을 차지합니다.

또, 평균 기대 수명은 83살로, 은퇴 이후 20년 넘는 시간이 주어지는 셈입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이른바 '건강한 노인'이 설 자리는 많지 않습니다.

키오스크로 주문받는 가게는 점점 늘고, 어르신들을 위한 문화 공간은 사라지면서 서울 전체가 마치 '노 시니어 존'처럼 느껴진다는 지적입니다.

[김선례 / 76세·경기도 부천시 : 원래 저도 커피를 좋아하고 빵 같은 걸 좋아해서 (가족들과) 주로 가는 편이에요. 혼자는 못 가죠. (왜 못 가세요?) 혼자는 간다는 게 쉽지가 않고 애들이 데리고 가면 따라가게 되고….]

동네 곳곳에 있는 양로원이나 노인 복지 시설은 영 내키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보통 요양과 돌봄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다양한 취미와 사회생활을 자유롭게 누리고 싶어하는 건강한 어르신들에겐 어울리지 않는 겁니다.

[국정수 / 73세·경기도 이천시 : (복지관은 안 가세요?) 네, 안 가요. (왜 안 가세요?) 나는 소리를 오랫동안 했어요. 그동안 상도 많이 받고 했어요. 여기는 여가 활동으로 시간 보내기도 좋고 해서 여기에 와요.]

내년 대한민국의 65살 이상 인구는 사상 처음으로 천만 명을 넘길 전망입니다.

[김은주 / '실버영화관' 대표 : 어르신들이 그냥 편안하게, 내가 이용하고 싶은 공간에서 이용할 시간에 맞춰서 할 수 있는 공간, 이런 것들이 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어르신들이 '건강한 신체'로 '행복한 노년'을 즐길 수 있도록, 여가 사각지대를 메꿀 방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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