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뉴스 무더위에 이름값 못하는 '무더위쉼터'...야외에 있고 회원제 운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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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3-08-04 12:34 조회 554회 댓글 0건본문
입력 2023.08.03 16:20수정 2023.08.03 16:20
에어컨·선풍기 없는 무더위쉼터 95곳 사방 뚫린 공원서 후덥지근한 바람 불어
경로당 쉼터서도 "회원 아니면 입장 거부"
3일 서울 동대문구 중랑천 겸재교 인근 다솜마을마당공원 무더위쉼터. 선풍기나 에어컨 없이 야외에 있는 무더위쉼터로, 정자가 설치돼 있었으나 후덥지근한 바람이 그대로 불었다. /사진=노유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지만 곳곳에 설치된 일부 무더위쉼터는 일부 이용이 어렵거나 있어도 더위 해소에 도움이 안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뉴스가 3일 서울의 일부 무더위쉼터를 점검해본 결과 야외에서 햇빛을 피할 수 있을 뿐 선풍기나 에어컨 등이 없어 폭염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용자들의 불만을 쉽게 들을 수 있었다. 이날 낮 기온은 최고 38도까지 올랐다. 무더위쉼터 가운데 4분의 3을 차지하는 경로당의 경우 회원제로 운영돼 일반인의 이용을 허용하지 않는 사례도 많았다.
서울시 전체 무더위쉼터 4133곳 가운데 명시적으로 '경로당', '어르신사랑방', '실버복지회관', '노인복지관' 등으로 표시된 곳은 3180곳에 이른다.
경로당은 대부분 회원제로 운영되면서 일반인의 접근이 쉽지 않은 편이다. 지자체에서 일반인에게도 개방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이같은 내용을 전달받지 못한 곳도 많다.
실제 이날 기자가 방문한 4곳의 경로당 무더위쉼터 가운데 2곳에서 입장이 불가능했다. 경로당 회원만이 이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로데오현대아파트 경로당(무더위쉼터)에서는 경로당 회장이라고 주장하는 A씨가 나와 "여기는 경로당 회원들만 와서 쉬는 곳이지 외부인들은 쉴 수 없는 곳"이라며 "젊은 사람들은 다른 데 가서 쉬어야지"라고 지적했다.
서울 서초구 양재1동에 있는 말죽거리 경로당 무더위쉼터에서 만난 B씨도 "회원제로 운영되는 곳이기 때문에 외부인이 함부로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다"며 "젊은이를 들어오라고 하고 싶어도 이곳은 회장, 부회장 등이 정해져 있는 조직이기에 함부로 들어오라 말라 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지자체는 무더위쉼터를 지정하고 냉방비 지원 등을 하고 있다. 서울시도 지난 5월 20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를 폭염대책 기간으로 지정하고 해당기간 무더위쉼터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재난관리기금을 활용해 무더위쉼터 운영에 필요한 냉방비 5만5000~20만원, 방역비 20만원, 안전숙소 객실료 최대 7만원 등의 운영비를 자치구에 지원하고 있다.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경로당 무더위심터를 모든 시민들에게 개방해 달라고 공문을 내리고 있다"며 "협조요청을 해도 거부하고 하면 지정을 취소하고 지원을 끊을 예정"이라고 했다.
서울 야외에 개방된 무더위쉼터 중에는 에어컨, 선풍기가 하나도 설치되지 않은 곳이 95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공원 또는 하천 인근 다리 아래 그늘 등이다.
야외 무더위쉼터 중 한 곳인 서울 동대문구 중랑천 겸재교 인근 다솜마을마당공원의 경우 큰 나무가 있고 정자가 있었지만 별다른 냉방장치는 없었다. 최근 35도를 넘는 폭염을 고려하면 그늘만으로는 무더위쉼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이날 다솜마을마당공원 정자에 앉아 있던 홍모씨(67)는 "아들이 인근에서 시험을 마치고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중"이라며 "딱히 무더위쉼터인 줄 몰랐다"고 전했다. 그는 "이곳을 그냥 공원이라고 보지 무더위 쉼터라고 보겠냐"며 "무더위쉼터의 의미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근 주면인 김모씨(49)는 "개방형에 그늘만 있는 쉼터는 '더위 쉼터'까지는 될 수 있겠지만 이런 폭염에 그늘만 피하게 해서는 '무더위쉼터'로는 힘든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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