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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윤 정부, 사회서비스 시장화?…영국·일본서 ‘요양 난민’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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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3-08-16 10:41 조회 55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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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3-08-15 11:00   수정 2023-08-15 20:27 


국회입법조사처 ‘사회서비스 시장화 성패 해외사례’ 


지난 7월 19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보건복지부가 ‘노인장기요양시설 임대 허용’정책과 관련한 공청회를 열자, 전국돌봄서비스노조, 한국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 등 관계자들이 이를 반대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7월 19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보건복지부가 ‘노인장기요양시설 임대 허용’정책과 관련한 공청회를 열자, 전국돌봄서비스노조, 한국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 등 관계자들이 이를 반대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노인요양시설의 임대(임차) 허용 등 사회서비스 시장화 정책을 강화하는 가운데 국회입법조사처가 사회서비스의 시장화 이후 발생했던 해외 사례를 조사해 보고서를 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요청에 따라 작성된 ‘돌봄서비스의 시장화 성패 해외사례’란 제목의 보고서는 비록 일부 사례이긴 하나 투기성 자본이 돌봄서비스 같은 사회서비스에 진출해 수익 극대화에 나설 경우 어떤 일들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생생히 보여준다. 


15일 보고서를 보면, 그 대표적 사례는 영국의 요양시설 폐쇄 사건이다. 영국은 1990년대부터 사회복지 분야에서 시장화 정책을 본격 도입했다. 이로써 영국은 유럽에서 가장 먼저 공공 중심의 공급 주체를 민간 영리기관으로 바꾼 나라가 됐다. 하지만 이 정책 시행 이후, 대규모 자본을 가진 주식회사나 사모펀드가 체인점 형태로 전국적으로 요양시설을 운영하는 사례가 늘어났고, 이들은 기관투자자로서 얻게 된 수익을 주주나 펀드 투자자에게 배당해 운영 수익을 외부로 유출했다.

 사모펀드가 만든 최대 요양시설업체인 ‘서던 크로스 헬스케어’(Southern Cross Healthcare)도 이 과정에서 탄생했다. 그러나 이 업체는 2011년 갑자기 파산했다. 문제는 이 업체가 설립한 노인요양원 ‘오키드 뷰’(Orchid View)도 함께 폐쇄된 점이다. 곧바로 그 여파는 입소 노인들에게 미쳤다. 황급히 대체 시설을 찾아 이동해야 하는 대혼란이 발생한 것이다.

 오키드 뷰 사건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2011년 8월 경찰 수사 결과, 이 요양원에서 그동안 5명이 숨졌고 조사 시점 이전부터 2주일 사이 4명의 노인이 병원으로 이송된 사실도 드러났다. “자격을 갖춘 직원의 부족, 열악한 의약품 관리, 통증 관리에 대한 부적절한 대응, 영양가 없는 부실한 식단” 등이 원인이었다. 이후 지방자치단체까지 합세해 6개월간 심층 조사가 이뤄졌다. 그 결과 사망자 5명은 방치돼 숨졌고, 또다른 8명도 돌봄을 제 때 받지 못해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해 10월 이 요양원은 결국 폐쇄됐다. 국내 노인복지 전문가들이 현 정부의 ‘10인 이상 노인요양시설의 임대 허용 정책’을 반대하는 까닭의 하나가 ‘오키드 뷰 사건’같은 상황이 국내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 보고서는 사회서비스 시장화 정책 결과 “영국은 서비스 제공자들이 수급자들을 선택하는 문제, 허위 부정수급, 서비스 질 악화, 공급자 파산 등으로 인한 시설 폐쇄 등 시장실패가 빈번한 국가가 됐다”고 진단했다. 오키드 뷰 사건을 계기로 영국에서는 서비스 공급 기관을 감독하는 개혁이 이뤄지고, 관련 입법도 마련됐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이 보고서가 제시한 또 하나의 부작용 사례는 일본의 대형 민간노인요양업체 콤슨(COMSN)의 부정 청구 사건이다. 일본은 지난 2000년 우리의 장기요양보험과 유사한 개호보험을 시작했다. 이 때 지자체나 사회복지법인뿐만 아니라 비영리조직이나 민간사업자도 서비스 공급주체로 참여하도록 했다. 이에 일본 도쿄 인력파견업체인 굿월그룹은 콤슨이란 개호서비스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콤슨 사건은 이 회사가 지난 2006년 개호급여 비용을 부정 청구했다는 의혹이 언론에 의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이에 해당 지자체인 도쿄도의 조사가 실시됐는데, 그 결과 근무하지 않은 방문요양사를 상근직으로 허위신청하거나 서비스 시간도 실제보다 길게 신고하는 부정행위가 밝혀졌다. 하지도 않은 서비스를 했다고 거짓 청구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런 부정행위의 원인은 본사가 조직적으로 방문개호사업소(요양서비스센터)들에게 한 달에 최소 4명의 신규 이용자를 확보하라는 등 무리한 할당량을 부여했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원시연 입법조사처 조사관은 “콤슨의 부정사례는 개호서비스사업소중 민간기업 설립 비율이 급속히 증가하는 등 개호서비스 시장의 과잉경쟁체제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콤슨도 2008년 강제 폐쇄됐다. 콤슨이 문을 닫으면서 서비스를 못 받게 된 노인들이 속출했다. ‘개호난민’이라는 말은 나온 것도 이 때다. 콤슨 사태 여파로 2008년부터 불시에 요양시설을 점검할 수 있는 감시장치가 생겼고, 개호사업소 폐지신고를 사후신고제에서 사전신고제로 전환하는 등의 대책 마련도 이뤄졌다.

 정춘숙 의원은 “영국과 일본 등지의 돌봄서비스 실패 및 부정 사례는 분별없는 사회서비스 시장화 정책이 어떤 부작용을 낳을지를 잘 보여준다”면서 “윤석열 정부는 사회서비스 고도화라는 명분으로 민간자본이 노인장기요양서비스 공급에 진출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하려 하는데, 이는 사회서비스가 금융자본과 연계되어 수익성 논리가 전면화할 경우 돌봄서비스의 안전성과 질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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