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 단상지대 > 일류 국가로 가는 길: 사회적 자본을 높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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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3-07-31 10:52 조회 606회 댓글 0건본문
- 입력 2023-07-31 06:59 | 수정 2023-07-31 06:59 | 발행일 2023-07-31 제21면
자공이 스승 공자에게 물었다. 정치란 무엇입니까? 공자의 대답은 간단했다. 족식(足食), 족병(足兵), 민신(民信)이었다. 식량과 안전, 그리고 신뢰이다. 인간이 국가와 사회를 구성하는 근본적인 이유이다. 이 세 가지 요건이 잘 발전된 나라는 선진국이고, 그렇지 않은 나라는 후진국이다. 선진국은 먹고 사는 문제, 안전과 국방이 보장된 나라이다. 그리고 국민들 간 신뢰가 높다. 대한민국도 외형적으로는 선진국 대열에 오른 듯 보인다. 경제와 안전도 괜찮은 편이다. 문제는 국민 신뢰이다. 구성원들 간의 신뢰를 정치경제적 용어로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라고 한다.
하버드대학교 로버트 퍼터남 교수는 사회적 자본을 '개인 간의 연결로부터 생겨나는 신뢰성'이라고 정의했다. 신뢰성 즉 사회적 자본이 강한 사회는 범죄, 갈등과 대립, 거래 비용이 줄어든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생존해온 개미와 벌도 상호 신뢰 속에서 협력을 통해 집단의 생존력을 높여왔다. 인간 또한 가족과 국가를 만들어 상호 협력을 통해 진보해 왔다.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신뢰(Trust)'에서 '국가의 복지와 경쟁력은 사회적 자본의 수준에 따라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의 사회적 자본은 어느 수준일까? 영국의 레가툼 연구소가 전 세계 167개국을 대상으로 매년 국가번영지수를 발표한다.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번영지수는 29위이다. 보건 의료와 교육은 각각 3위로 매우 높고, 경제는 9위, 안전도 37위를 기록했다. 반면 사회적 자본은 107위에 머물렀다. 선진국이라 하기엔 사회적 자본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
최근 학교 현장을 보면 그 심각성을 깨닫는다. 한동안 학생들 간의 폭력이 문제였는데, 최근에는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폭행, 심지어는 교사에 대한 학부모의 폭언과 폭행이 도를 넘고 있다. 신성한 학교 현장에서 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교육은 학생과 교사와 학부모 간 존중과 신뢰가 기본인데, 기본이 무너지고 있다. 최근 무차별적 흉악 범죄가 빈발하고 있다. '돌려차기' '칼부림'식 묻지마 범죄가 횡행하고 있다. 노인과 청년 자살률이 세계 최고이고, 출산율은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사회적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 징후이다. 개인적 일탈, 일부 사회의 문제로 치부하고 법적 처벌만 하면 해결이 될까? 포스트모더니즘의 해체와 개인주의 현상으로 수용할 수는 없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한민족은 위기와 도전 속에서 5천년 역사를 지켜왔다. 강한 생존력을 가지고 오늘의 경제 성장, 한류 문화를 발전시켜왔다. 이제 우리 자신을 다시 한번 성찰할 시점이다. 공정과 상식, 호혜와 관용, 존중과 배려, 참여와 신뢰를 바탕으로 사회적 자본을 키워야 할 때다. 가정과 학교와 사회 곳곳에 사회적 자본을 키워야 진정한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나아가 진정 일류국가가 되려면 미시적 국익 추구를 넘어서야 한다. 기후 환경 변화, 전쟁, 인권, 팬데믹 등에 글로벌 어젠다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소프트 파워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호모 사피엔스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협력이라는 인류적 안목을 가져야 한다. 세계인들의 신뢰를 받고, 글로벌 사회적 자본을 증진할 때, 한국인의 품격과 품위는 더 빛날 것이다. 그동안 앞만 보고 양적 발전에 매달려왔다. 사회적 자본의 향상을 통한 질적 발전 즉 행복한 사회, 일류 국가를 만들어야 할 때이다.
서성교 (건국대 특임교수·전 청와대 행정관)
하버드대학교 로버트 퍼터남 교수는 사회적 자본을 '개인 간의 연결로부터 생겨나는 신뢰성'이라고 정의했다. 신뢰성 즉 사회적 자본이 강한 사회는 범죄, 갈등과 대립, 거래 비용이 줄어든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생존해온 개미와 벌도 상호 신뢰 속에서 협력을 통해 집단의 생존력을 높여왔다. 인간 또한 가족과 국가를 만들어 상호 협력을 통해 진보해 왔다.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신뢰(Trust)'에서 '국가의 복지와 경쟁력은 사회적 자본의 수준에 따라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의 사회적 자본은 어느 수준일까? 영국의 레가툼 연구소가 전 세계 167개국을 대상으로 매년 국가번영지수를 발표한다.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번영지수는 29위이다. 보건 의료와 교육은 각각 3위로 매우 높고, 경제는 9위, 안전도 37위를 기록했다. 반면 사회적 자본은 107위에 머물렀다. 선진국이라 하기엔 사회적 자본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
최근 학교 현장을 보면 그 심각성을 깨닫는다. 한동안 학생들 간의 폭력이 문제였는데, 최근에는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폭행, 심지어는 교사에 대한 학부모의 폭언과 폭행이 도를 넘고 있다. 신성한 학교 현장에서 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교육은 학생과 교사와 학부모 간 존중과 신뢰가 기본인데, 기본이 무너지고 있다. 최근 무차별적 흉악 범죄가 빈발하고 있다. '돌려차기' '칼부림'식 묻지마 범죄가 횡행하고 있다. 노인과 청년 자살률이 세계 최고이고, 출산율은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사회적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 징후이다. 개인적 일탈, 일부 사회의 문제로 치부하고 법적 처벌만 하면 해결이 될까? 포스트모더니즘의 해체와 개인주의 현상으로 수용할 수는 없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한민족은 위기와 도전 속에서 5천년 역사를 지켜왔다. 강한 생존력을 가지고 오늘의 경제 성장, 한류 문화를 발전시켜왔다. 이제 우리 자신을 다시 한번 성찰할 시점이다. 공정과 상식, 호혜와 관용, 존중과 배려, 참여와 신뢰를 바탕으로 사회적 자본을 키워야 할 때다. 가정과 학교와 사회 곳곳에 사회적 자본을 키워야 진정한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나아가 진정 일류국가가 되려면 미시적 국익 추구를 넘어서야 한다. 기후 환경 변화, 전쟁, 인권, 팬데믹 등에 글로벌 어젠다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소프트 파워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호모 사피엔스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협력이라는 인류적 안목을 가져야 한다. 세계인들의 신뢰를 받고, 글로벌 사회적 자본을 증진할 때, 한국인의 품격과 품위는 더 빛날 것이다. 그동안 앞만 보고 양적 발전에 매달려왔다. 사회적 자본의 향상을 통한 질적 발전 즉 행복한 사회, 일류 국가를 만들어야 할 때이다.
서성교 (건국대 특임교수·전 청와대 행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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