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뉴스 “먹고 살려면…” 폐지 줍는 어르신들, 폭염 속 ‘쩔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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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3-08-07 09:48 조회 593회 댓글 0건본문
- 승인 2023.08.06 17:32
뙤약볕 피해 새벽·아침 활동…고물상 수 회 오가며 정리도
무더위 속 수익·체력 모두 떨어져도 생계 유지 위해 거리로
시·자치구 지원 조례 마련됐지만 기상별 지원 방안 한시적
무더위 속 수익·체력 모두 떨어져도 생계 유지 위해 거리로
시·자치구 지원 조례 마련됐지만 기상별 지원 방안 한시적
광주·전남 전역에 11일째 폭염 경보가 이어지고 있던 지난 4일 오전 광주 북구 한 고물상 앞에서
폐지를 정리하던 어르신이 물을 마시고 있다. /뉴시스
[광주타임즈]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다오.”
지난 4일 오전 광주 북구 한 고물상 앞.
새벽 내내 북구 중흥동 일대에서 폐지를 모아온 문영자(77·여)씨는 땀을 뻘뻘 흘리며 리어카에 가득 담긴 골판지들을 고르고 있었다.
해가 중천에 이르지도 않은 오전 10시였지만 바깥 온도는 벌써 35도에 육박한 상황.
올해 초부터 강화된 재활용품 수거 기준에 따라 골판지와 일반 종이를 오염도에 따라 분류하고 정리해야만 고물상으로 넘길 수 있게 되면서 문씨의 품이 배로 들게 됐다.
당일 새벽 문씨가 리어카에 실어온 폐지의 무게는 어림잡아 80㎏. 이보다 앞서 전날 수거해 미리 가져다 둔 리어카 2개 분량의 폐지를 본 문씨는 앞이 막막한 듯 잠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다.
이른 아침 편의점에서 사온 500㎖ 생수는 뙤약볕에 이미 미지근해졌다. 문씨는 미지근해진 생수를 잠시 목덜미에 가져다 대더니 이내 뚜껑을 열어 조금씩 마시며 목을 축였다.
생계를 위해 20여 년 가까이 폐품을 수거해 고물상에 팔아온 문씨는 올해 여름이 유독 고달프다.
매년 폐품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상황에 최근 한 달 가까이 이어졌던 장마로 제값을 받지 못한 경우가 이어지다 35도를 웃도는 폭염까지 겹치면서다.
지난 2021년 11월 ㎏당 161원과 159원을 기록한 신문지와 골판지는 2년 가까이 지난 지난달 기준 각각 101.8원과 71원으로 최대 55% 떨어졌다. 특히 장마가 이어졌던 지난달의 경우 물에 젖은 골판지 등은 시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겨우 거래됐다.
주말 없이 틈날 때마다 하루 3~5회씩 고물상을 오가며 벌어들인 수익은 매달 30만원 선에 불과하다. 여기에 문씨와 남편 앞으로 들어오는 노인 연금 60여 만 원을 더한 값이 한 달 수입의 전부다.
연일 이어진 폭염으로 폐품 수집에 나설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지만 마냥 마음놓고 쉴 수 없다. 최근 광주 동구에서 폐품을 수집하다 폭염에 숨진 어르신에 대한 소식을 들었지만 생계를 위해서라면 위험을 무릅쓰고 바깥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문씨는 “자식들에게 가난을 대물림하고싶지 않다. 자식들도 가난을 물려받고 싶지 않다고 해 남편과 자신의 밥벌이 등을 스스로 책임지고 있다”며 “그래도 폭염이 무서운 것은 어쩔 수 없어 주로 새벽과 아침 시간을 이용해 바깥에 나서고 있다. 무더위에도 병원비라도 벌려면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지난 5일 양동시장에서 만난 이상길(80)씨도 비슷한 처지다. 무릎과 허리가 좋지 않아 리어카 대신 작은 손수레를 끌고 다니는 이씨는 길디 긴 폭염이 무섭다고 손사레를 쳤다.
이씨는 “하루 최대 6번 고물상을 오갔지만 요새는 더위 탓에 낮에 움직일 수 없어 수입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며 “몸이 좋지 않아 나를 수 있는 폐지도 한계가 있는 상황에 더위가 야속하기만 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광주시와 산하 5개구는 지난 2015년부터 2021년 사이 저마다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에 대한 조례를 마련하고 운용 중이다.
65세 이상이며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장애인 등 구체적인 지원 대상과 지원 물품 등 범주가 정해졌으나 폭염과 같은 기상 상황과 관련된 별도의 고려는 없다.
이같은 상황에 지난 2일 광주 동구에서 폐품을 수거하고 귀가한 A(67·여)씨가 온열질환을 앓다 숨진 것으로 추정되면서 이들에 대한 당국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의당 광주시당은 지난 3일 성명을 내고 “지난 2019년 서울 중구는 전수 조사된 폐지 수집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폭염 기간 폐지 수집을 중단하면 최대 10만 원 씩 지원하기로 했다”며 “강기정 광주시장은 핵심 공약인 ‘3대 공익가치 수당’ 중 참여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골목을 깨끗이 만드는 공익 활동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을 지원하고 안타까운 희생을 막기 위한 대책을 세우라”고 촉구했다.
이에 광주시 관계자는 “자치구별로 별도의 한시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재활용협회에 가입된 고물상들을 통해 무더위가 극심할 경우 폐품 매입 자제를 요청하거나 쉼터로서 이용할 수 있게끔 협조를 부탁하고 있다”며 “이밖에 각 구별로 전수조사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생수나 선풍기 등을 지급하는 방식을 논의하는 등 관련 추가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광주시와 5개구는 매년 1회 지역에서 폐품을 수거하고 있는 어르신의 수를 전수조사 하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지역 내 해당 어르신 수는 510명(동구 102명·서구 74명·남구 109명·북구 145명·광산구 80명)이다.
광주 지역에는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5일까지 12일 동안 폭염 특보가 이어지고 있다.
출처 : 광주타임즈(http://www.gjtnews.com)
[광주타임즈]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다오.”
지난 4일 오전 광주 북구 한 고물상 앞.
새벽 내내 북구 중흥동 일대에서 폐지를 모아온 문영자(77·여)씨는 땀을 뻘뻘 흘리며 리어카에 가득 담긴 골판지들을 고르고 있었다.
해가 중천에 이르지도 않은 오전 10시였지만 바깥 온도는 벌써 35도에 육박한 상황.
올해 초부터 강화된 재활용품 수거 기준에 따라 골판지와 일반 종이를 오염도에 따라 분류하고 정리해야만 고물상으로 넘길 수 있게 되면서 문씨의 품이 배로 들게 됐다.
당일 새벽 문씨가 리어카에 실어온 폐지의 무게는 어림잡아 80㎏. 이보다 앞서 전날 수거해 미리 가져다 둔 리어카 2개 분량의 폐지를 본 문씨는 앞이 막막한 듯 잠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다.
이른 아침 편의점에서 사온 500㎖ 생수는 뙤약볕에 이미 미지근해졌다. 문씨는 미지근해진 생수를 잠시 목덜미에 가져다 대더니 이내 뚜껑을 열어 조금씩 마시며 목을 축였다.
생계를 위해 20여 년 가까이 폐품을 수거해 고물상에 팔아온 문씨는 올해 여름이 유독 고달프다.
매년 폐품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상황에 최근 한 달 가까이 이어졌던 장마로 제값을 받지 못한 경우가 이어지다 35도를 웃도는 폭염까지 겹치면서다.
지난 2021년 11월 ㎏당 161원과 159원을 기록한 신문지와 골판지는 2년 가까이 지난 지난달 기준 각각 101.8원과 71원으로 최대 55% 떨어졌다. 특히 장마가 이어졌던 지난달의 경우 물에 젖은 골판지 등은 시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겨우 거래됐다.
주말 없이 틈날 때마다 하루 3~5회씩 고물상을 오가며 벌어들인 수익은 매달 30만원 선에 불과하다. 여기에 문씨와 남편 앞으로 들어오는 노인 연금 60여 만 원을 더한 값이 한 달 수입의 전부다.
연일 이어진 폭염으로 폐품 수집에 나설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지만 마냥 마음놓고 쉴 수 없다. 최근 광주 동구에서 폐품을 수집하다 폭염에 숨진 어르신에 대한 소식을 들었지만 생계를 위해서라면 위험을 무릅쓰고 바깥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문씨는 “자식들에게 가난을 대물림하고싶지 않다. 자식들도 가난을 물려받고 싶지 않다고 해 남편과 자신의 밥벌이 등을 스스로 책임지고 있다”며 “그래도 폭염이 무서운 것은 어쩔 수 없어 주로 새벽과 아침 시간을 이용해 바깥에 나서고 있다. 무더위에도 병원비라도 벌려면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지난 5일 양동시장에서 만난 이상길(80)씨도 비슷한 처지다. 무릎과 허리가 좋지 않아 리어카 대신 작은 손수레를 끌고 다니는 이씨는 길디 긴 폭염이 무섭다고 손사레를 쳤다.
이씨는 “하루 최대 6번 고물상을 오갔지만 요새는 더위 탓에 낮에 움직일 수 없어 수입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며 “몸이 좋지 않아 나를 수 있는 폐지도 한계가 있는 상황에 더위가 야속하기만 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광주시와 산하 5개구는 지난 2015년부터 2021년 사이 저마다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에 대한 조례를 마련하고 운용 중이다.
65세 이상이며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장애인 등 구체적인 지원 대상과 지원 물품 등 범주가 정해졌으나 폭염과 같은 기상 상황과 관련된 별도의 고려는 없다.
이같은 상황에 지난 2일 광주 동구에서 폐품을 수거하고 귀가한 A(67·여)씨가 온열질환을 앓다 숨진 것으로 추정되면서 이들에 대한 당국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의당 광주시당은 지난 3일 성명을 내고 “지난 2019년 서울 중구는 전수 조사된 폐지 수집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폭염 기간 폐지 수집을 중단하면 최대 10만 원 씩 지원하기로 했다”며 “강기정 광주시장은 핵심 공약인 ‘3대 공익가치 수당’ 중 참여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골목을 깨끗이 만드는 공익 활동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을 지원하고 안타까운 희생을 막기 위한 대책을 세우라”고 촉구했다.
이에 광주시 관계자는 “자치구별로 별도의 한시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재활용협회에 가입된 고물상들을 통해 무더위가 극심할 경우 폐품 매입 자제를 요청하거나 쉼터로서 이용할 수 있게끔 협조를 부탁하고 있다”며 “이밖에 각 구별로 전수조사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생수나 선풍기 등을 지급하는 방식을 논의하는 등 관련 추가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광주시와 5개구는 매년 1회 지역에서 폐품을 수거하고 있는 어르신의 수를 전수조사 하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지역 내 해당 어르신 수는 510명(동구 102명·서구 74명·남구 109명·북구 145명·광산구 80명)이다.
광주 지역에는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5일까지 12일 동안 폭염 특보가 이어지고 있다.
출처 : 광주타임즈(http://www.gj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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