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 책 > 우리가 노년의 삶 내려놓고 스무 살 대학생이 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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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3-07-21 11:48 조회 604회 댓글 0건본문
입력 : 2023-07-21 00:00:00 (15면)
글누리문학동아리, 창간호 ‘봄내 실버문학’
춘천남부노인복지관 문예창작반에서 만난 어르신들이 모여 글누리문학동아리를 창립, 창간호 ‘봄내 실버문학’을 펴냈다.
매주 금요일 두 시간, 이복수 박사(전 강원수필문학회장)의 지도 아래 23명의 회원들은 그간 마음 속에 품고 살던 문학을 향한 열정을 드러냈다. 허리가 휘도록 바빴던 노년의 삶도 문예창작반 책상 앞에 앉으면 스무 살 대학생으로 돌아간다는 이들의 글에는 찬란했던 청춘이 담겨있다.
김금자·연진숙·이혜남·조정희 등 19명의 회원은 일상의 순간들을 한 편의 시로 표현했다. 김상정 회원의 ‘뿌리의 만남’은 코로나의 장기화와 미디어의 발달로 사람 간의 정(情)을 잃은 지금을 환기 시킨다. 한 뿌리에서 태어났기에 사이좋게 함께 아껴가며 살자는 그의 소박한 바람이 사람들의 마음을 울린다. 잔잔한 감동을 주는 시가 있는가 하면 웃음을 선사하는 시도 있다. 윤청자 회원의 시가 그렇다. 그의 시 ‘그냥 살어’에서 그는 자기 밖에 모르는 남편이 밉다며 궁시렁 거리는 친구에게 A/S도 반품도 되지 않으니 그냥 살라고 말한다. 글 너머로 모든 것을 초월한 듯한 그의 표정이 보이는 듯 해 절로 미소가 번진다.
강동구·홍종각·현인옥 등 18명 회원들의 수필도 만나볼 수 있다. 오랜 삶을 살아온 이들에게는 젊은 친구들이 경험하지 못한 노련미가 있다. 그리고 확고한 그들만의 철학도 있다. 수필 속에는 이들의 일상이 여과 없이 담겨있어 즐거움을 안기면서도 커다란 깨달음을 준다. 김경애 회원은 수필이 무엇인지, 문학이 무엇인지 모르던 때 사실을 기록하는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마음을 내려놓고, 여유를 찾았음을 강조한다.
이복수 박사는 “열망과 열정이 문학이고, 그 길을 가고 있는 우리는 시니어가 아니라 영원한 주니어”라며 “다양하고 진솔한 삶의 이야기들이 녹아든 글을 통해 잔잔한 감동을 느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서출판 태원 刊. 238쪽. 비매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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