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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학대뉴스 80대 노인에 주먹질까지…반복되는 요양시설 간병인 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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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3-05-30 12:28 조회 53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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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3-05-27 오전 3:10:00 

수정 2023-05-27 오전 8:53:00


요양시설 노인 특성상 학대 피해 입증 쉽지 않아
CCTV가 핵심증거…미설치 알고 학대 발뺌 하기도
요양원만 설치의무화…"가족들 설치요구 커질듯"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인천의 한 요양병원에서 간병인이 자신의 업무 편의를 위해 보호하는 노인 환자의 항문에 25㎝ 크기의 배변 매트 조각을 여러 차례 집어넣는 엽기적 학대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이 간병인 A씨(68)를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한 후 여죄를 수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빠른 고령화 속도만큼 요양원과 요양병원 등 노인시설에 입소한 노인 인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A씨 사례와 같이 간병인에 의한 학대행위 역시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학대행위가 발생하더라도 극히 일부만 증명되는 경우가 많아 실형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더욱이 요양병원의 경우 의료시설로 분류돼 6월부터 시행되는 CCTV 설치 의무대상에서 제외돼 노인 가족들의 우려를 더하고 있다.

CCTV는 요양시설 내 학대행위를 입증하는 가장 결정적 증거다. 지난 2021년 10월 충남 서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외국 국적의 60대 간병인 B씨가 거동을 못하던 85세 입원환자를 수차례 폭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B씨는 ‘간병활동만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그의 범행은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CCTV 영상 있어도 혐의 부인하는 경우도

아무 이유 없이 피해자를 꼬집거나 온몸을 때리고 잡아당기기를 반복했다. 배를 누르거나 코를 잡고 비틀기도 했다. 확인된 폭행 횟수만 65회였다. 피해노인 몸에서 상처를 확인한 가족들은 B씨의 폭행 장면이 고스란히 담긴 병원 CCTV를 확인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가족들은 B씨를 고소하는 한편, 피해자를 다른 병원으로 전원 시켰다. 피해자는 전원 얼마 후 사망했다.

검찰은 B씨를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B씨는 “간병활동의 일환이었을 뿐 피해자를 폭행하려는 고의는 없었고 폭행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며 뻔뻔한 태도를 유지했다.

법원은 B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과 노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3년을 명령했다. 법원은 “사명감 없이 행동의 제약이 있고 활동이 온전치 못해 저항할 수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폭행을 지속적으로 가했다”고 질타했다. 


CCTV가 없는 경우엔 혐의 입증이 상대적으로 더 어렵다. 2021년 8월 서울 구로의 한 요양병원에서 외국 국적의 간병인 C씨가 자신이 돌보던 85세 노인이 지시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먹으로 갈비뼈 부분을 강하게 가격했다.

이로 인해 피해 노인은 늑골이 골절되고 비장이 파열되는 등 중상을 입고 쓰러졌다. 이 노인은 긴급하게 병원으로 후송돼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출혈에 따른 저혈량성 쇼크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의식불명 중상 입히고도 학대사실 숨기기도

C씨가 폭행 사실을 숨긴 채 피해 노인의 응급상황만 전달했기에 요양병원도 폭행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병원 관계자들은 “C씨가 피해 노인을 폭행하는 것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응급이송된 후 ‘폭행이 의심된다’고 가족이 진정성을 제출함에 경찰은 C씨를 추궁해 범행 사실을 자백받았다. 경찰은 C씨를 긴급체포한 후 구속했다. 검찰은 C씨에게 중상해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노인 가족들은 법원에 엄벌 탄원서를 냈다.

1심은 “피해노인이 생명을 잃지는 않았으나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언제 회복될지도 불분명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회복을 위한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검찰은 “1심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2심은 검찰의 항고를 받아들여 C씨에게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보호의무자인 C씨가 피보호자인 피해노인을 폭행해 불치나 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한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2021년 12월 경기도 남양주의 한 요양병원에서 발생한 학대사건도 유사하다. 외국 국적의 간병인 D씨는 자신이 돌보던 98세 노인의 말에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손으로 피해 노인의 얼굴을 때렸다. 이로 인해 피해 노인의 얼굴엔 멍이 들었다.

CCTV 없어 같은 병실 환자 증언으로 겨우 기소

신고를 받은 경찰이 조사에 들어갔지만 D씨는 병실 내에 CCTV가 없었던 점을 인지한 후 “그런 적이 없다”고 잡아뗐다. 하지만 같은 병실에 있던 다른 환자들이 폭행 사실을 진술함에 따라 기소를 피하지 못했다. D씨는 법정에 이르러서야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간병인 업무를 그만뒀다.

법원은 D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법원은 “자신의 돌봄을 받고 있는 98세 노인을 폭행해 죄질이 좋지 않고 범죄 후 정황도 좋지 못하고 폭행죄 벌금형 범죄전력도 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이처럼 CCTV가 노인시설에서 학대 입증의 결정적 증거로 사용됨에 따라 국회와 정부도 법을 개정해 오는 6월부터 모든 장기요양기관 내 CCTV 설치를 의무화했다. 하지만 요양원과 달리 의료시설로 분류되는 요양병원의 경우 설치 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상태다. 다만 법률과 무관하게 CCTV를 설치하는 요양병원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무법인 교연 조하영 대표변호사는 “요양시설에서의 학대행위에서 CCTV 영상이 결정적 증거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학대 입증과 학대 방지를 위해 CCTV 설치를 요구하는 보호자들의 목소리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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