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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죽으면 차라리 더 좋지" 어르신들이 자꾸 되뇌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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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3-06-16 10:53 조회 57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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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5 10:28l최종 업데이트 23.06.15 10:31 


6월 15일은 노인학대 예방의 날이다. UN과 세계노인학대방지망(INPEA)이 노인에 대한 부당한 처우를 개선하고 노인학대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2006년부터 매년 6월 15일을 '세계 노인학대인식의 날(World Elder A buse Awareness Day)'로 정했다.

우리나라는 2017년부터 노인학대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인식을 넓이기 위한 목적에서 노인학대 예방의 날을 지정했다. 노인복지법에서 노인의 인권을 보호하고 노인 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제정한 법정 기념일이다.

우리나라의 노인학대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21년 노인학대 현황 보고서에 의하면 전국 노인학대 신고 접수는 전년 대비 14.2% 증가했고, 노인학대의 유형으로는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 정서적, 성적, 방임, 유기, 자기 방임을 포함하고 있다.

치매에 걸린 한 어르신은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겠다고 그냥 이대로 죽으면 된다며 '내 병은 내가 알어'라고 말씀하신다. 내가 죽어야 자식들이 걱정하지 않고 편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 그분의 생각이다. 병원에 가면 병원비며 약값이며 병원에 왔다 갔다 하느라 자녀에게 신경을 쓰게 해야 하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자식들에게는 아프다는 말을 절대 하지 않는다.

"자식이래도 그런 말은 못 하겠대..." 

치매를 극복하기 위해 퍼즐 맞추기를 하는 모습. 쉬운 것부터 시작해서 점차 어려운 것으로 해보면서 성공하며 기뻐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사진은 내용과 무관함. 

▲  치매를 극복하기 위해 퍼즐 맞추기를 하는 모습. 쉬운 것부터 시작해서 점차 어려운 것으로 해보면서 성공하며 기뻐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사진은 내용과 무관함. 


김말순(가명, 여) 어르신은 입맛이 없어서 식사를 하지 못하고 입에서 안 들어간다며 음식을 거부하는 증세가 있어도 자식들이 전화가 걸려 오면 '밥 잘 챙겨 먹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라'라고 일축해 버린다. 자식이 걱정하느라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할까 걱정해서였다. 


어르신들은 그냥 괜찮다는 말이 입에 붙어있다. '이 정도는 괜찮아. 밥 먹으면 괜찮아져. 집에 있는 약 먹으면 돼.' 뭐가 그리 괜찮은지 모르겠는데 항상 '괜찮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오히려 상대방을 걱정한다.

"이렇게 더운데 다니느라 힘들어서 어쩐데. 나 같은 사람한테 찾아오느라 더위에 고생이 많네. 미안혀서.."

지난번 어르신은 단백질 영양식으로 마시는 음료가 몸에 잘 맞고 배가 든든해서 좋았다며, 식사를 잘 못할 때 먹으니까 식사 대신해서 먹을 수 있어서 편하고 좋았다고 하셨다. 자녀에게 얘기해서 다음에 올 때 사다 달라고 하면 어떠냐고 물었다. 멋쩍은 듯 웃으며 자식들에게는 그런 말을 하기 곤란하다는 표정이다.

"자식이래도 그런 말은 못 하겠대... 괜히 자식한테 뭐 해달라고 하면 부담스럽게 해서 피해 주는 것 같고, 혹시 머퉁이라도 하면 나도 상처받고 자존심도 상해서 안 해. 자식이라도 그렇더라고. 그냥 안 먹고 말지."

치매어르신이 치매어르신을 돌보고 있는 상황은 더욱 곤란한 상황이다. 이번에 찾아간 한 부부의 배우자(아내)는 계속 밥을 달라고 보채는지 나와서 하소연을 했다.

"짜장면 사달라고 했는데 짜장면 안 사줘. 뭐라고 좀 해줘!"
"아까 밥 먹고 또 저런다니까. 내가 언제 안 사줬어."
"짜장면 좀 사주라고 말해줘. 짜장면 안 사줘."
"짜장면 사줘. 짜장면 사달라고!"


남편에게 자장면 사주라고 하라며 손가락으로 쿡쿡거리다 안 되겠는지 결국 고함치듯 말하고서 방으로 들어가 문을 '쾅'하고 닫았다. 금방 한 일을 잊어버리니 좀 전에 식사를 하고도 또 밥을 먹겠다며 자장면을 사달라는 것이다.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아 결국 뇌졸중으로 쓰러져 편마비가 오고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 분은 지금도 자식이 필요 없다며 "아프면 그냥 죽으면 돼. 그럼 찾아올 거야. 안 오면 말고. 죽으면 장례도 치러주니까 나 죽으면 자식한테 연락 가면 그때 알면 되지"라며.

어르신에게 아무렇지 않게 제일 많이 듣게 되는 말은 "그냥 죽으면 되지. 다치면 말지 뭐. 죽기밖에 더 하겠어. 나야 죽으면 차라리 더 좋지"라는 말이었다. 죽으면 편해서 좋다며 이 고생하면서 살면 뭐 하겠냐고 한탄했다.

누구나 언젠가는 노인이 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1월에 노인학대 예방을 위한 법률 제정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짚고, 노인학대의 정의에 '자기 방임'을 규정했다. 자기 방임은 노인 스스로 자기를 돌보는 일을 하지 않고 의식주, 의료 처치 등을 최소한으로 받거나 아예 받지 않는 경우를 의미한다. 자기를 보호하는 행위를 의도적으로 포기하거나 비의도적으로 관리하지 않아 심신이 위험한 상황에 이르거나 사망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

미국의 노인학대센터는 자기 방임을 노인 스스로 자신을 돌보는 것을 소홀히 해 건강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포함하는 것으로 정의했고, 노인학대 유형 중 자기 방임이 미국 내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고 보고했다.

노인학대 예방의 날을 맞아 노인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인식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누구나 언젠가는 노인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사회에서 노인이 존중받고 안전하게 행복한 여생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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