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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머리하러 가면 된장찌개 나오는 '밥 주는 미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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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3-11-21 11:00 조회 73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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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3-11-20 20:57 


[앵커]

충북 옥천에는 머리만 해주는 게 아니라 점심 때면 밥도 차려주는 미용실이 있다고 합니다.

홀로 지내는 동네 어르신들을 위해 30년째 무료로 점심을 차리는 미용실 이야기를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알록달록 지붕이 빼곡합니다.

좁은 골목을 지나 미용실이 보입니다.

충북 옥천에서 30년째 머리카락을 자르는 곳입니다.

커트값 6천원, 파마값 2만원입니다.

그런데 골목 입구에서부터 된장찌개 냄새가 납니다.

문을 열어보니 머리에 수건을 두른 주민들이 밥상 앞에 앉았습니다.

오늘의 메뉴는 보리밥과 된장찌개입니다.

무생채와 콩나물무침, 달걀말이도 있습니다.

[이한순/주민 : {맛있으세요?} 너무 맛있어. 백 점 만점에 백 점.]

밥그릇을 다 비웠습니다.

다시 머리를 합니다.

[곽중순/주민 : {여기 오신 지 얼마나 되셨어요?} 여기 다닌 지요? 30년 돼가지.]

주름살은 깊어졌지만 이곳은 그대로입니다.

[김신애/주민 : 사람이 좋아. 언제 봐도 그 마음이 그 마음이야. {어디 자랑하러 가세요?} 어디로 갈까, 자랑하러.]

어디 아프진 않은지 안부도 묻습니다.

[이종길/주민 : {저도 아파서 몇 번 문을 닫고 병원에 입원하고.} 그러셨어? 어디가 아프셨어? {목디스크래요.}]

7,80대 노인들은 거의 매일 옵니다.

대부분 집에서 홀로 지내며 끼니를 걸렀습니다.

유일하게 찾는 곳은 경로당이나 마을회관뿐이었습니다.

[이한순/주민 : 점심은 혼자 먹잖아요. 그래서 나 점심은 잘 안 먹어요.]

하지만 이젠 멀리서 버스를 타고 오기도 합니다.

[김종분/주민 : 여럿이서 먹으니까 밥이 맛있더라고. 요새 밥맛이 없는데 여기 와서 잘 먹었어.]

고맙고 미안한 마음에 발을 떼지 못합니다.

[김종분/주민 : 나도 고구마 찐 거라도 있으면 내놓고. {밤은 왜 주신 거예요?} 까먹으라고. 그것밖에 없어.]

이렇게 미용실에서 점심을 무료로 내놓은 건 30년이나 됩니다.

[박숙자/미용실 주인 : 된장찌개. {된장도 직접 담그시는 거예요?} 네. 입맛이 없어서 아무것도 안 먹고 싶다고…]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그냥 해왔습니다.

[박숙자/미용실 주인 : (내가 어떻게 해야) 이곳이 공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될까.]

남을 도와야 한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부터입니다.

[박숙자/미용실 주인 : 5천원을 벌면 2천원은 봉사하라고. 맛있게 먹고. 좋아하시고. 그게 그냥 좋더라고.]

남편이 대장암 말기로 치료를 받고 있지만 멈추지 않았습니다.

[박숙자/미용실 주인 : {언제까지 하고 싶으세요?} 건강이 주어지면 하는데… 어른들은 '나 죽을 때까지 해' 그러시거든.]

파마 한번 했을 뿐인데 오늘도 이곳엔 웃음꽃이 핍니다.

[이한순/주민 : {저는 어때요?} 예뻐. {똑바로 못 보시는 것 같은데요.} 봤어. 미남이야. 너무 미남이라 안 보고 싶어.]

5천원을 벌면 2천원은 좋은 곳에 쓰라.

누군가 건넨 말 한 마디로 미용실에서 밥을 지었습니다.

밖에서 '홀로'였던 주민들은 안에선 '여럿'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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