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학대뉴스 5월8일 어버이날이지만… ‘눈칫밥’ 대신 ‘공짜밥’ 선택하는 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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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3-05-08 09:39 조회 570회 댓글 0건본문
입력 2023-05-07 14:50:29
탑골공원 찾는 노인들 “8일이 어버이날인지도 몰랐다”
노인 학대 꾸준히 늘고 있어… 매년 80% 이상이 ‘가정 내’
▲ 7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에서 무료급식을 기다리는 노인들이 장기를 두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나와 장기를 같이 둘 사람이 없어 의자에 앉아 졸고 있는 노인들도 눈에 띄었다. ⓒ스카이데일리
5월이 가정의달이자 8일은 ‘어버이날’이지만 무료급식소를 찾는 노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가정에서도 편히 밥 먹기 힘들어 나온다는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노인학대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는데 가정 내 노인학대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7일 기자가 찾은 탑골공원 인근에 있는 원각사 등 서울 내 무료급식소 앞에는 많은 노인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탑골공원 인근 광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장기를 두며 무료 급식을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한쪽에서는 이른 시간부터 술을 마시다가 다툼이 벌어져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불편하고 눈치 보이는 가정을 벗어나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탑골공원을 오는 노인들도 있었다. 장기판과 책상·의자를 정리하던 70대 남성 A씨는 “매일 많은 노인이 모인다”며 “어버이날이라고 다를 것 있겠느냐”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탑골공원 인근을 지나던 또 다른 노인 B씨는 “어버이날인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B씨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낫다”며 “매일매일 할 게 없으니 여기 나와서 시간 때우는 것”이라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11시40분부터 시작하는 무료 급식을 기다리며 장기를 구경하던 한 노인은 “자식들 다 바쁜데 밥 달라고 하기는 눈치 보이지 않느냐”며 “나랑 대화하기를 바라는 눈치도 아닌데 혼자 밥 먹더라도 차라리 여기서 먹는 게 마음 편하다”고 하소연했다.
가정에서 더 이상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 통계로 확인되고 있다.
7일 보건복지부와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의 ‘2021 노인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노인학대 신고접수와 학대 사례 모두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노인학대 신고접수 건수는 2017년에 1만3309건이던 것이 2021년에는 1만9391건으로 크게 늘었다. 신고접수로 현장 조사한 이후 노인학대 사례로 판정받은 건수도 2017년 4622건이던 것이 2021년에는 6774건으로 비슷한 수준으로 늘어났다.
학대 관련한 상담도 2017년 8만8919건에서 2021년에는 15만9446건으로 약 2배 증가한 만큼 실질적인 노인학대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재학대 사례도 꾸준히 증가추세다. 2017년 359건에 그쳤던 재학대 사례는 2021년에는 739건으로 크게 늘었다. 전체학대 사례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7.8%에서 10.9%로 증가했다.
문제는 가정이 노인들에게 안정을 주는 장소가 아니라는 점이다. 가정이 노인 학대 발생 장소였던 경우는 △2017년 4129건(89.3%) △2018년 4616건(89.0%) △2019년 4450건(84.9%) △2020년 5505건(88.0%) △2021년 5962건(88.0%)으로 매년 80% 이상의 노인 학대가 가정 내에서 발생하고 있다.
2021년에 발생한 재학대 사례 가운데 716건(96.9%)는 가정 내에서 발생하기도 했다.
학대행위자는 아들·딸이 34.6%로 가장 많았고 △배우자 29.1% △기관 25.8%이 뒤를 이었다.
정희남 인천노인보호전문기관장은 “최근 가족 내에서 보인에 대한 보호 기능이 약화되면서 아동보다 우선순위가 떨어져 노인분들이 사각지대에 몰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사회에서 돌봄 기능을 강화하고 지역사회 커뮤니티를 통한 문화생활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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