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가족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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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3-04-13 11:46 조회 564회 댓글 0건본문
- 백승대 영남대 명예교수
- 승인 2022년 09월 15일 16시 21분
- 지면게재일 2022년 09월 16일 금요일
추석 명절이 아쉽게도 금방 지나갔다. 태풍 힌남노와 코로나19라는 재난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고향과 가족을 찾았다. 고향과 가족의 따뜻한 품을 새삼 피부로 느낀 사람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가족공동체라는 말이 상징하듯 가족은 사회의 기본단위로서 사람들에게 삶을 지탱하게 하는 지지대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가족공동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예컨대 가족공동체의 해체를 보여주는 일인(一人) 가구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대가족의 해체를 넘어 핵가족의 해체가 벌어지고 있다. 노인 고독사가 사회 문제로 떠오를 정도로 우리 주위에서 혼자 사는 노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어두운 그림자는 가족 구조의 변화에만 한정되지 않고 가족 윤리적 측면에도 드리워지고 있다. 가족관계가 남보다 못한 관계, 아니 원수 같은 관계로 바뀐 사례가 늘고 있다. 우선 가족을 이용한 보험사기이다. 금융감독원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고액 사망보험금을 노린 보험사기 사건의 가해자 중 배우자가 44%, 부모가 12%로 가족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가족을 죽여 가면서까지 사망보험금을 챙기는, 그야말로 인륜을 저버리는 사건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증가하고 있는 노인 학대 사건에서도 가족 윤리의 붕괴를 찾아볼 수 있다. 보건복지부 ‘2021년 노인 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 학대 신고 건수는 2019년 5243건에서 2021년 6774건으로 늘어났다. 코로나 사태로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가족 간의 갈등이 증가한 측면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노인 학대 건수는 늘어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노인 학대가 가장 많이 일어난 장소는 가정 내였다(88.0%). 노인 학대 가해자도 배우자가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아들이었다. 노인 학대 가해자의 절대다수가 가족구성원인 셈이다. 고령화 시대의 도래에 따라 노인 돌봄이 가족구성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족이 노인 학대의 주범이라는 것은 슬픈 현실이다.
그런가 하면 노부모의 돌봄과 간병, 부모 사후 재산 상속을 둘러싼 가족 간의 갈등 또한 가족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이다. 주위를 살펴보면 형제들 사이에 우애 있게 지내는 집안이 많지 않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그 주된 이유가 노부모 돌봄 비용의 부담 문제와 상속 문제이다. 가정법원에 접수된 재산 상속과 관련된 분쟁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법원행정처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233건이었던 재산 상속 분쟁 소송이 2021년에는 2380건으로 5년 사이에 약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한다. 재산 상속에서 중요한 쟁점이 되는 것은 간병을 포함한 부모 돌봄이나 재산 증식과 관련하여 각 자녀의 기여분이다. 부모를 돌본 자녀는 당연히 많은 기여분을 기대하지만 다른 자녀들이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재산 상속을 둘러싼 소송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전통적인 가족 윤리로 보면 형제 우애가 무엇보다 앞서는 가치이지만 재산이 형제 우애보다 앞서는 가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 모양이다.
사회 변화에 따라 가족 구조도 바뀔 수 있고 가족을 둘러싼 가치와 윤리도 바뀔 수 있다. 그러나 인간 삶의 본질을 생각하면 개개 인간에 대한 존중은 가장 우선되어야 할 가치이다. 가족의 소중함은 혈연을 매개로 어느 조직보다 구성원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잘 이루어질 수 있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가족에 대한 개개인의 성찰도 중요하고 가족의 가치와 윤리를 일깨워주는 사회적 기제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가족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는 데 사회적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가족이 우리 삶에 든든한 버팀목으로 유지될 수 있기를 바란다.
출처 : 경북일보 - 굿데이 굿뉴스(http://www.kyongbuk.co.kr)
가족공동체라는 말이 상징하듯 가족은 사회의 기본단위로서 사람들에게 삶을 지탱하게 하는 지지대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가족공동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예컨대 가족공동체의 해체를 보여주는 일인(一人) 가구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대가족의 해체를 넘어 핵가족의 해체가 벌어지고 있다. 노인 고독사가 사회 문제로 떠오를 정도로 우리 주위에서 혼자 사는 노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어두운 그림자는 가족 구조의 변화에만 한정되지 않고 가족 윤리적 측면에도 드리워지고 있다. 가족관계가 남보다 못한 관계, 아니 원수 같은 관계로 바뀐 사례가 늘고 있다. 우선 가족을 이용한 보험사기이다. 금융감독원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고액 사망보험금을 노린 보험사기 사건의 가해자 중 배우자가 44%, 부모가 12%로 가족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가족을 죽여 가면서까지 사망보험금을 챙기는, 그야말로 인륜을 저버리는 사건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증가하고 있는 노인 학대 사건에서도 가족 윤리의 붕괴를 찾아볼 수 있다. 보건복지부 ‘2021년 노인 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 학대 신고 건수는 2019년 5243건에서 2021년 6774건으로 늘어났다. 코로나 사태로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가족 간의 갈등이 증가한 측면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노인 학대 건수는 늘어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노인 학대가 가장 많이 일어난 장소는 가정 내였다(88.0%). 노인 학대 가해자도 배우자가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아들이었다. 노인 학대 가해자의 절대다수가 가족구성원인 셈이다. 고령화 시대의 도래에 따라 노인 돌봄이 가족구성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족이 노인 학대의 주범이라는 것은 슬픈 현실이다.
그런가 하면 노부모의 돌봄과 간병, 부모 사후 재산 상속을 둘러싼 가족 간의 갈등 또한 가족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이다. 주위를 살펴보면 형제들 사이에 우애 있게 지내는 집안이 많지 않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그 주된 이유가 노부모 돌봄 비용의 부담 문제와 상속 문제이다. 가정법원에 접수된 재산 상속과 관련된 분쟁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법원행정처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233건이었던 재산 상속 분쟁 소송이 2021년에는 2380건으로 5년 사이에 약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한다. 재산 상속에서 중요한 쟁점이 되는 것은 간병을 포함한 부모 돌봄이나 재산 증식과 관련하여 각 자녀의 기여분이다. 부모를 돌본 자녀는 당연히 많은 기여분을 기대하지만 다른 자녀들이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재산 상속을 둘러싼 소송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전통적인 가족 윤리로 보면 형제 우애가 무엇보다 앞서는 가치이지만 재산이 형제 우애보다 앞서는 가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 모양이다.
사회 변화에 따라 가족 구조도 바뀔 수 있고 가족을 둘러싼 가치와 윤리도 바뀔 수 있다. 그러나 인간 삶의 본질을 생각하면 개개 인간에 대한 존중은 가장 우선되어야 할 가치이다. 가족의 소중함은 혈연을 매개로 어느 조직보다 구성원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잘 이루어질 수 있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가족에 대한 개개인의 성찰도 중요하고 가족의 가치와 윤리를 일깨워주는 사회적 기제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가족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는 데 사회적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가족이 우리 삶에 든든한 버팀목으로 유지될 수 있기를 바란다.
출처 : 경북일보 - 굿데이 굿뉴스(http://www.kyongbu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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